해당판결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다234827 판결〔계약무효확인등〕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보험계약의 무효와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채무 부존재를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된 사례이다.
하급심
가. 제1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4. 4. 24. 선고 2013가합20264 판결
보험회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1심의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제공된 판결문에 상세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나. 항소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원고 보험회사와 피고 2 사이의 보험계약은 무효이다.
- 해당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보험계약의 무효를 인정하였으므로, 예비적으로 주장된 약관 또는 민법 제110조에 따른 취소의 효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관련판례
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의 보험계약은 무효라는 법리
원심이 인용한 판례이다. 부정취득 목적의 다수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그 목적은 여러 간접사실로 추인할 수 있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대법원이 위 법리를 설명하면서 인용한 판례이다.
나. 부정취득 목적을 추인하는 구체적인 간접사실
경제적 능력에 비해 과다한 보험료, 가입 경위, 보험의 보장적 성격, 허위 고지 및 보험금 수령 경위 등을 종합하여 부정취득 목적을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다.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와 사기에 의한 취소의 병존
중요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이 사기에 해당하면, 상법에 따른 해지 외에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른 취소도 가능하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관련법령
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
민법 제103조
보험금 부정취득을 목적으로 체결한 보험계약의 무효 근거이다.
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
민법 제110조
보험계약 체결 과정의 허위 고지 등이 사기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문제 되는 취소 근거이다.
다.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보험계약 해지
상법 제651조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한 경우의 해지를 규정한다. 해지권은 원칙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계약 체결일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판결의 참조조문에는 위 조항들에 별도의 구법 표시가 없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보험계약
피고들은 계약 당시 동거하며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고, 2009. 10. 5. 혼인신고를 하였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2008. 12. 31. 체결되었으며, 상해입원비·질병입원비 등을 주요 보장내용으로 하였다. 월 보험료는 65,000원이고, 그중 보장 부분이 47,650원으로 약 73.3%를 차지하였다.
피고들은 계약당사자가 피고 1이라고 다투었으나, 원심은 보험증권의 기재와 현재의 계약관계를 근거로 피고 2를 계약당사자로 판단하였다.
나. 소득에 비해 과도한 다수 보험가입
피고들을 각각 피보험자로 하는 유사한 보험계약은 2005년경부터 2010년경까지 각 12건씩 가입되어 있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고 1을 피보험자로 하는 일곱 번째 보험이었다.
원심은 세무서 과세자료 등으로 확인되는 수입과 전체 보험료 부담을 비교하였다.
이는 이 사건 보험 하나의 보험료가 아니라, 피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가입한 보험들의 전체 보험료 부담이다.
피고들은 신고하지 않은 별도 수입이 있고 피고 2의 어머니가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입원일당의 중복 지급과 허위 고지
가입한 보험들은 입원일당 또는 이와 유사한 보장을 중심으로 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전체 가입내역에 따르면 피고 1이 입원할 경우 상해는 하루 32만 원, 질병은 하루 42만 원의 보험금을 중복하여 받을 수 있었다.
피고 1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이미 유사한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금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다른 보험 가입 여부에 관한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변하였다. 과거 여러 차례의 입원치료 전력과 실제 직업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라. 반복 입원과 보험금 수령
피고 1은 2006. 6. 5.부터 2013. 2. 26.까지 여러 보험회사로부터 총 74회에 걸쳐 합계 53,335,860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원심은 입원내역 중 염좌·긴장 등 주관적인 증상에 의존하여 진단되는 병명으로 입원한 경우가 다수이고, 일부는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의문시된다고 보았다. 직장이나 주거지와 관계없는 군산지역 의료기관에서 여러 차례 입원한 점도 고려하였다.
74회는 보험금 수령 횟수이다. 74회의 별도 사고나 입원, 또는 74건의 보험사기가 확정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 원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와 소송
피고 1은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여러 차례 입원하면서 다른 보험회사에는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원고에게는 청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 2. 22. 축구 중 넘어져 상해를 입고 15일간 입원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에 따른 계약의 무효를, 예비적으로 허위 고지에 따른 약관상 취소 또는 민법 제110조에 따른 취소를 주장하였다.
법리
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의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
다수의 보험을 이용하여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하려는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보험계약은 무효이다.
그러한 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인정하면 위험을 합리적으로 분산한다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훼손하며,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에 여러 건 가입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무효 사유는 아니다. 계약 체결 당시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나. 부정취득 목적은 직접증거 없이도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내심의 목적을 입증하는 자백이나 명시적인 계획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목적을 추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정 요소 하나만 확인되면 부정취득 목적이 법률상 추정되거나, 가입자에게 입증책임이 자동으로 전환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 계약 후의 사정도 계약 당시의 목적을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무효 여부의 판단 대상은 계약 체결 당시 존재하였던 부정취득 목적이다. 다만 그 목적을 밝히기 위하여 계약 이후의 입원·보험금 청구 양상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사후에 입원이 많아졌기 때문에 원래 유효했던 계약이 나중에 무효로 바뀐 사례가 아니다. 체결 전후의 사정을 종합하여 처음부터 부정취득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한 사례이다.
원심은 다른 보험회사에는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원고에게는 계약 체결 후 3년이 지나도록 청구하지 않은 사정을,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의 제척기간을 의식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원심이 인정한 간접사실이지, 청구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부정취득 목적을 인정한다는 일반 법리는 아니다.
라. 사실상 경제공동체인 부부의 소득과 보험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피고들은 계약 당시 법률상 혼인신고 전이라는 점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이미 동거하며 사실상 혼인관계와 경제공동체를 이루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보험료 부담의 합리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형식적인 혼인신고 여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공동생활과 경제상태를 함께 살펴본 것이다.
이는 부부 중 한 사람의 사정을 다른 사람에게 무조건 귀속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사건에서 실제 보험가입과 보험료 부담을 평가하는 데 공동의 경제상태가 관련된다는 판단이다.
마. 계약 무효,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 사기에 의한 취소는 병존할 수 있다
대법원은 다음 세 가지 법적 수단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고 명확히 하였다.
각각의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회사는 무효·해지·취소를 선택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고지의무 위반이 곧바로 사기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취소를 주장하려면 사기 또는 약관상 요건을, 무효를 주장하려면 부정취득 목적 등 민법 제103조의 요건을 별도로 충족하여야 한다.
바. 해지권의 제척기간과 무효·취소의 요건은 구분해야 한다
상법 제651조의 해지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무효 사유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기에 의한 취소 역시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와 구별되는 법적 수단이다.
다만 이를 해지기간이 지난 모든 계약을 무효나 취소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각 수단의 독립적인 요건과 기간 제한을 따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의 결론은 민법 제103조에 따른 계약 무효에 근거한다. 해지나 취소까지 모두 유효하다고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전체 보험가입 내역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보험별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 가입일, 월 보험료, 중복 보장액, 입원 및 청구 시점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특히 문제 되는 계약 당시의 가입상황과 그 이후 추가된 보험을 구분해야 한다.
나. 보험회사의 의심과 법원의 인정사실을 구분해야 한다
사고를 가장하거나 과장하였다는 것은 원고의 주장이었다. 법원은 여러 간접사실로 부정취득 목적을 인정하였다. 이를 모든 입원이 허위였거나 보험사기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다. 무효·해지·취소의 근거와 증거를 각각 구성해야 한다
동일한 허위 고지 사실이 여러 주장에 관련되더라도 법적 요건은 다르다. 보험회사 측은 각 청구원인을 구분하고, 가입자 측도 소득·재산·가입 필요성·실제 치료 필요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라. 판결이 확정한 범위를 정확히 표시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확정된 것은 원고와 피고 2 사이의 해당 보험계약 무효 및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 부존재이다.
다른 보험회사와 체결한 보험계약 전부의 무효나, 이미 수령한 53,335,860원 전액의 반환까지 명한 판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