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5. 22. 선고 2013나2007828 판결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19. 선고 2012가합48188 판결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19. 선고 2012가합48188 판결
관련판례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자산의 가액,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회사의 규모와 경영상태, 자산의 보유 목적, 일상적 업무와의 관련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중요한 자산을 처분한 경우, 거래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거래의 효력을 회사에 주장할 수 없다.
무효인 법률행위의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려면 당사자가 무효사유를 알거나 의심하면서도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 결여 또는 포기가 표시행위를 통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면 계약의 묵시적 합의해제를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5336·5343 판결
묵시적 합의해지는 계약 체결 후 당사자들의 행위와 계약을 실현하려는 의사의 존부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관련법령
상법 제393조 제1항
민법 제543조
민법 제689조
※ 대법원과 원심은 위 조문을 구법으로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판결문에 표시된 법령명과 조문에 따라 정리하였다.
사실관계
1. 당사자와 대상 회사
기업구조조정조합 A의 업무집행조합원인 원고 B회사가 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들은 다음과 같은 지위에 있었다.
피고 C: 전략적 투자자 측의 핵심 경영자
피고 D회사: 피고 C가 대주주로서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
피고 E회사: 피고 C 측이 경영하던 전략적 투자자 회사
H회사: 이 사건 투자의 대상이 된 회사
피고 E회사는 플랜트·산업기계설비 및 수출입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었다.
2. H회사 인수자금 조달
피고 E회사는 2009년 9월경 생산시설 증설과 인근 항만부지 확보 등을 위하여 당시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이던 H회사의 주식과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피고 E회사 단독으로는 유상증자대금 500억 원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이에 다음과 같이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하기로 하였다.
기업구조조정조합 A: 200억 원
G: 275억 원
T투자조합: 약 25억 원
G와 T투자조합은 2009년 9월 28일 H회사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각각 175억 원과 약 25억 원을 투자하여 H회사 주식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3. 투자자간 협약과 경영권 위임
조합 A는 H회사에 200억 원을 투자하면서 피고들에게 H회사의 경영권을 위임하는 투자자간 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C는 H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하고, 피고 E회사의 임직원들도 H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하였다.
피고 D회사는 직접 H회사를 경영하기보다는 피고 C가 지배하는 회사로서 피고 C의 협약상 의무 이행과 자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사건 협약의 목적은 재무적 투자자인 조합 A가 자금을 투자하고, 전략적 투자자인 피고들이 전문적인 경영능력을 활용하여 H회사를 정상화한 다음, 상장 또는 제3자 매각을 통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있었다.
4. 경영성과와 연계된 콜옵션·풋옵션
투자자간 협약은 피고들의 경영성과에 따라 이익과 위험을 배분하기 위해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두었다.
피고들이 H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여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피고들이 콜옵션을 행사하여 조합 A가 보유한 주식을 매수하고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을 취득할 수 있었다.
반대로 피고들의 경영성과가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조합 A가 풋옵션을 행사하여 피고들에게 보유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투자금과 일정한 수익을 회수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옵션은 단순한 주식매매예약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 경영성과 연동형 약정이었다.
경영성과가 양호한 경우: 피고들의 콜옵션 행사
경영성과가 부진한 경우: 조합 A의 풋옵션 행사
공통된 전제: 피고들이 H회사의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것
5. 풋옵션의 매수가격
조합 A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피고들은 조합 A가 보유한 H회사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음 가격으로 매수해야 했다.
조합 A의 주식 취득원가에 투자집행일 다음 날부터 연복리 12%를 가산한 금액
조합 A가 보유한 주식 전부에 대하여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피고 E회사가 부담할 주식매수대금은 약 264억 원에 달하였다.
6. 제3자 매각과 옵션의 관계
협약 제9조는 조합 A가 투자금 회수를 위하여 보유한 H회사 주식을 필요한 시기에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피고들의 콜옵션 행사기간에는 콜옵션 대상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고, 나머지 주식을 매각할 때에도 피고들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원심은 이에 비추어 상장이나 제3자 매각이 투자금 회수의 주된 수단이고, 풋옵션은 이러한 회수방법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보조적 회수수단이라고 보았다.
7. 협약의 종결사유
협약 제12조는 다음과 같은 경우 협약이 종결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조합 A의 보유지분 매각이 완료된 경우
협약 제6조에서 정한 경영권 위임이 해지된 경우
원심은 위 두 가지 사유가 병렬적·독립적인 협약 종결사유라고 해석하였다. 따라서 조합 A가 보유주식을 모두 매각하지 않았더라도 경영권 위임이 합의해지되면 협약이 종결되고, 경영권 위임을 전제로 한 콜옵션과 풋옵션도 소멸한다고 보았다.
경영권 위임관계가 종료된 경위
1. 피고 E회사의 매각 추진
피고 E회사의 주요 주주였던 별도의 기업구조조정조합 F는 존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피고 E회사의 주식을 V 측에 매각하는 절차를 추진하였다.
당시 피고 C와 피고 E회사 임원들이 H회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었으므로, V가 피고 E회사만 인수하더라도 H회사까지 기업결합 사전신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었다.
신속하게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피고 E회사의 매각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피고 E회사와 H회사 사이의 임원 겸직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2. 원고의 동의를 받은 임원 겸직 해소
피고 C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전 원고 대표이사에게 H회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할 사정을 알렸다.
원고 대표이사는 이에 대하여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원심은 이를 피고 C의 대표이사 사임에 대한 원고 측의 묵시적 동의 또는 승인으로 판단하였다.
피고 C와 피고 E회사 임원들은 2010년 11월 12일경 H회사 또는 피고 E회사 사이의 겸직 관계를 해소하였다.
3. V 측의 H회사 주식 인수 포기
원고와 피고 C는 처음에는 V 측이 피고 E회사를 인수한 후 H회사 주식에 관한 콜옵션도 행사하여 H회사까지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V 측은 2011년 1월 11일 H회사 주식에 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V 측에 H회사 주식 인수를 강제할 법적 수단은 없었다. 이에 따라 V 계열사가 된 피고 E회사와 H회사는 서로 다른 주주의 지배 아래 독립적으로 경영되어야 하는 관계가 되었다.
피고 E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피고 C가 H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계속 행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4. 피고 C 측의 경영관여 중단
피고 C는 2010년 12월경 H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30억 원을 대출받을 때에는 연대보증을 하였으나, 2011년 2월 24일에는 연대보증 연장서류에 날인하는 것을 거부하고 종전 연대보증의 해지를 요청하였다.
피고 C가 H회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후에는 H회사의 경영상황을 보고받거나 경영상 의사결정을 한 사실도 없었다.
5. 원고 측 인사로의 대표이사 교체
피고 C 측 인사인 AD가 일시적으로 H회사 대표이사직을 수행하였으나, 원고 측은 피고들과 협의하지 않고 2011년 3월 7일경 AD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게 하였다.
이후 원고 측이 파견한 Z가 H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그 후 피고들에게 H회사 경영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6. 새로운 투자자와 전문경영인의 선임
원고는 2011년 5월경 새로운 투자자 AG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고, 플랜트 분야 전문경영인 AF에게 H회사의 경영을 맡겼다.
이 무렵 피고 C 측에서 선임되었던 기존 임직원들도 모두 H회사에서 사직하였다.
피고 E회사 역시 2011년 5월 20일 G에 대한 출자금 100억 원을 반환받아 H회사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서도 벗어났다.
7. 풋옵션 행사와 소송
조합 A는 2012년 3월 12일 피고들에게 풋옵션 행사통지를 하였다.
조합 A가 주장한 주식매매대금은 취득원가에 2009년 9월 29일부터 풋옵션 행사통지일까지 연복리 12%를 가산한 약 264억 원이었다.
원고는 피고들이 연대하여 26,406,769,09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약 264억 원의 주식매수의무를 발생시키는 풋옵션이 피고 E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하는지
풋옵션 약정에 관하여 피고 E회사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조합 A 측이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피고 E회사 임원들의 H회사 이사 겸직을 승인한 이사회 결의를 풋옵션에 대한 사후 추인으로 볼 수 있는지
피고들에 대한 H회사 경영권 위임이 원고의 동의 아래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는지
경영권 위임이 합의해지되면 이를 전제로 한 풋옵션도 소멸하는지
법리
1. 중요한 자산의 처분
상법 제393조 제1항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거래대상 재산의 가액
회사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회사의 규모와 경영상태
회사의 영업 및 재산 상황
자산의 보유 목적
회사의 일상적 업무와의 관련성
해당 회사에서의 종래 처리 방식
대표이사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상당한지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면 이사회규정에 부의사항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사회가 직접 결의해야 한다. 이를 대표이사에게 포괄적으로 일임할 수 없다.
2. 이사회 결의 흠결과 상대방의 인식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 거래를 한 경우, 거래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거래의 효력을 회사에 주장할 수 없다.
거래 상대방이 조합인 경우에는 협약을 실제 체결한 업무집행조합원과 그 대표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선의·악의를 판단할 수 있다.
3. 묵시적 사후 추인
이사회가 선행 법률행위의 존재를 알고 그에 기초한 후속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선행 법률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묵시적 추인이 인정되려면 이사회가 선행 법률행위의 무효사유를 알거나 적어도 의심하면서도 그 효과를 회사에 귀속시키려는 의사로 후속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4. 경영권 위임의 합의해지
위임계약은 원칙적으로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계약의 합의해지는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당사자들의 행위를 통해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계약을 실현하지 않으려는 의사를 표시하고 그 의사가 객관적으로 일치하면 묵시적 합의해지가 성립한다.
5. 경영권 위임과 옵션의 연계성
이 사건 콜옵션과 풋옵션은 피고들의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배분하기 위한 약정이었다.
피고들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기간의 성과까지 책임지거나 그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것은 옵션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두 옵션은 행사 당시까지 피고들에 대한 경영권 위임이 존속할 것을 전제로 한다.
원심의 판단
1. 풋옵션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
원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풋옵션이 피고 E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주식 전부에 대한 풋옵션 행사 시 매수대금이 약 264억 원에 달한 점
피고 E회사의 2008년 말 자산총계가 약 2,296억 원, 부채총계가 약 1,509억 원이었던 점
2008년 매출액은 약 2,310억 원이었으나 당기순이익은 약 162억 원에 불과했던 점
협약 체결 당시 피고 E회사의 자본금이 약 287억 원이었던 점
피고 E회사의 주된 사업이 플랜트·산업기계설비 및 수출입업이어서 다른 회사 주식 인수가 일상적인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 E회사가 H회사에 100억 원을 투자할 때에도 별도의 이사회 결의를 거쳤던 점
풋옵션에 따른 최대 부담액은 피고 E회사 자본금에 육박하고 연간 당기순이익을 초과하였다. 따라서 이를 대표이사의 일상적인 업무집행에 맡길 수 없다고 보았다.
2. 이사회 결의의 흠결과 조합 A의 악의
피고 E회사가 풋옵션 조항이 포함된 협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에는 다툼이 없었다.
원고 대표이사는 당시 피고 E회사의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따라서 원고 대표이사는 풋옵션에 관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조합 A의 업무집행조합원이 원고이고, 원고 대표이사가 실제 협약 체결행위를 담당하였으므로 그 인식은 조합 A의 악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이에 따라 원심은 풋옵션 조항이 피고 E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이사 겸직 승인은 풋옵션의 추인이 아님
피고 E회사는 2009년 9월 30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자사 이사들이 H회사 이사를 겸직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그러나 이사회 의사록에는 약 264억 원의 주식매수의무를 발생시키는 풋옵션의 내용이 결의 대상이 되었다고 볼 만한 기재가 없었다.
원심은 협약의 다른 조항을 이행하기 위한 임원 겸직을 승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사회가 풋옵션의 무효사유를 인식하면서 이를 사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자기거래 주장은 배척
피고 E회사는 원고 대표이사가 피고 E회사의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협약이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협약의 당사자는 원고 회사가 아니라 기업구조조정조합 A였다. 원고는 조합 A의 업무집행조합원에 불과하므로, 원고 대표이사의 지위를 조합 A 자체의 이사나 대표자 지위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심은 이사의 자기거래에 관한 피고 E회사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5. 경영권 위임은 합의해지됨
원심은 피고 E회사와 H회사 사이의 임원 겸직이 원고 측의 승인 아래 해소되고, 피고 C 측 인사가 경영에서 물러난 후 원고 측 인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일련의 과정을 중시하였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 E회사에 대한 경영권 위임은 임원 겸직관계가 해소된 2010년 11월 12일경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
피고 C와 피고 D회사에 대한 경영권 위임도 피고 C의 H회사 대표이사 사임이 원고 측의 승인을 받은 2010년 11월 12일경 또는 늦어도 원고 측 인사가 H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1년 3월경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
이는 피고들이 일방적으로 경영권을 포기한 사안이 아니라, 피고 E회사의 매각과 기업결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원고 측도 임원 겸직 해소와 경영진 교체에 동의하거나 이를 직접 추진한 사안이었다.
6. 경영권 위임 해지로 풋옵션도 소멸
이 사건 풋옵션은 피고들이 H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한 결과 경영성과가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그 책임을 부담하도록 설계된 약정이었다.
그런데 피고들이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합 A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면, 피고들은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은 기간의 경영성과까지 책임지게 된다.
반대로 경영권 위임이 종료된 후에도 피고들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면, 피고들이 관여하지 않은 기간의 경영성과로 발생한 이익까지 취득하게 된다.
따라서 경영권 위임의 존속은 콜옵션과 풋옵션 모두의 전제조건이었다. 경영권 위임이 합의해지되면서 투자자간 협약은 종결되었고, 풋옵션도 행사기간이 도래하기 전에 소멸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다.
첫째, 약 264억 원의 부담을 발생시키는 풋옵션은 피고 E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하므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둘째, 2009년 9월 30일 이사회에서 협약의 다른 조항을 이행하기 위한 임원 겸직을 승인한 것만으로 풋옵션 조항까지 승인하거나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셋째, 피고 E회사의 매각, 원고 측이 승인한 임원 겸직 해소, 피고 C의 경영 이탈, 원고 측 대표이사의 취임 및 새로운 전문경영인 선임 등의 사정에 비추어 경영권 위임약정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넷째, 경영권 위임을 전제로 설정된 풋옵션은 경영권 위임관계가 종료됨에 따라 행사기간 도래 전에 소멸하였다고 보았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따라서 피고 E회사에 대한 풋옵션 조항은 이사회 결의의 흠결과 조합 A 측의 악의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이와 별개로 모든 피고에 대한 경영권 위임이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됨에 따라 투자자간 협약과 풋옵션도 이미 소멸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경영권 위임과 풋옵션이 하나의 투자구조 안에서 결합된 경우, 풋옵션의 효력과 존속 여부를 그 문언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풋옵션이 경영자의 성과가 부진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라면 경영권의 계속적인 행사는 풋옵션 존속의 기초가 된다. 투자자가 경영진 교체에 동의하거나 직접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여 기존 경영권 위임관계를 종료시킨 경우에는, 종전 경영자에게 이후의 경영성과를 이유로 풋옵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한 회사 자본금이나 당기순이익에 비하여 중대한 주식매수의무를 발생시키는 풋옵션은 상법 제393조 제1항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단계에서 풋옵션 조항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이사회 결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