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유지가 공원으로 이용되면 지방자치단체에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가

핵심 결론 공원 지정이나 청소·수목관리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사유 임야 전체를 점유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시설물 부지와 자연녹지를 구별하고, 설치·관리 주체와 위치·면적·기간을 특정하여 실제 점유·사용이익을 입증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2559, 2020다40689, 2007다22897, 2009다35903, 2019다272053

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3다2559, 2566 판결

공원 관리사무를 기관위임한 서울특별시의 간접점유에 관한 법리는 인정하였다.
다만 산책로·운동시설 등 시설물 부지를 넘어 자연녹지까지 포함한 임야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한다고 본 원심판단은 심리가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나. 서울고등법원 2020. 6. 17. 선고 2018나9199, 9205 판결

환송심은 자연녹지까지 포함한 임야 전체에 대한 점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개별 시설물 부지에 대해서도 설치·관리 경위와 점유 범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청구를 기각하였다.

다.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다40689, 40696 판결

원고들이 상고장에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않고 법정기간 내 상고이유서도 제출하지 않아, 민사소송법 제429조에 따라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 이에 환송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최종 상고기각은 상고이유서 미제출에 따른 것으로, 재상고심에서 환송심의 실체적 판단을 다시 심리한 결과는 아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다22897 판결

공원 관리권한을 위임받은 지방자치단체가 공원 부지를 직접점유하는 경우, 위임한 지방자치단체도 위임조례 등을 점유매개관계로 하여 간접점유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리사무를 위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상위 지방자치단체의 부당이득 반환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나.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35903 판결

지방자치단체가 사유 임야에 자신의 계획과 비용으로 수도시설·안내판·관리소 등을 설치하여 유지·관리하였다면, 해당 시설물 부지의 사용이익을 반환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점유와 사용은 구별되므로,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를 점유 유무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주민 복지 등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사정도 그 자체로 무상 사용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다.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72053 판결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또는 관리 위탁을 통해 공영주차장을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한 사안에서 점유를 인정하였다.
주민들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였다는 사정은 지방자치단체의 점유와 양립할 수 있다. 따라서 출입통제 여부만으로 점유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관련법률
  • 민법 제192조 제1항: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에게 점유권을 인정한다.
  • 민법 제194조: 일정한 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물건을 점유하게 한 자의 간접점유를 규정한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손해를 가한 경우의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429조: 법정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의 상고기각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가. 공원으로 지정된 사유 임야와 사용료 청구

원고들은 서울 강북구 오동근린공원 일대 임야의 지분을 소유하던 사람들이었다. 해당 지역은 공원으로 결정·고시되어 있었고, 임야에는 산책로·체육시설·쉼터·주차장 등의 시설이 존재하였다.
강북구청장은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수목 유지관리, 등산로 정비, 산책로와 공원시설 청소, 화장실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무단 가설물이나 경작물을 철거하는 행정조치도 하였다.
이후 2008년경 정식 공원조성사업이 추진되었고, 서울시는 2009년경 협의매수 또는 수용을 통해 해당 임야를 취득하였다.
원고들은 그 이전에도 서울시와 강북구가 임야 전체를 공원으로 점유·사용하였다며, 일부 기간에 대한 지분별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나. 환송 전 원심이 임야 대부분의 점유를 인정한 이유

환송 전 원심은 공원의 인공시설물과 자연녹지가 결합하여 하나의 공원을 구성하고, 주민들이 시설뿐 아니라 자연경관도 함께 이용하며, 강북구가 녹지지역을 감시·관리하였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이에 무허가 건축물 등이 있어 공원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일부 공간을 제외한 임야 전체에 대한 점유를 인정하였다.

다. 환송심에서 확인된 사정

환송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임야 전체에 대한 점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 경계 펜스 중 상당 부분은 강북구가 설치한 것이 아니라 인접 놀이시설이나 아파트 측이 자신의 토지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였다.
  • 공원 전체에 대한 상시 출입관리나 관리 주체·이용방법을 표시한 객관적 표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 청소·수목관리·산책로 정비 등은 산림·녹지 보전과 재해 예방을 위한 기존 상태의 유지에 가까웠다.
  • 해당 자연녹지 전체를 새로 조림하여 공원으로 조성·관리하였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였다.
  • 무단 경작물이나 시설물에 대한 철거조치는 관계 법령 위반을 단속하는 행정업무로 볼 수 있었다.
개별 시설물 부지에 관해서도 법원은 설치·관리 주체와 경위, 위치·면적 등의 특정 및 입증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항공사진 판독감정과 증인 진술 등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체적인 점유 사실과 범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공원 지정과 사법상 점유는 별개의 문제이다

도시계획으로 공원에 편입되었다는 것은 토지에 공법상 규제가 설정되었다는 의미이다. 그것만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토지를 사실상 지배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정식 공원조성사업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시설을 설치·관리하여 일반 공중에게 제공하는 등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면 그 범위에서 점유가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판단의 중심은 공원 지정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누가, 언제부터, 어느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 지배·이용하였는지에 있다.

나. 시설물 부지의 점유를 자연녹지 전체로 확대할 수는 없다

산책로나 운동시설을 설치·관리하였다는 사정은 해당 시설물 부지의 점유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주변 자연녹지까지 당연히 점유한다고 볼 수는 없다.
자연녹지 전체에 대한 점유를 인정하려면 전체적인 조림·관리, 경계와 출입구의 운영, 관리 주체와 이용방법의 표시 등 지속적인 사실상 지배를 뒷받침하는 사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정들은 종합판단을 위한 자료이다. 울타리나 출입통제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주민이 자유롭게 출입한다는 이유만으로 점유가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다. 일반적인 행정관리와 토지의 사용·수익을 구별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산림 보호, 재해 예방, 불법시설물 단속 등 공적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행정조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대상 토지 전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공적 업무라는 이유로 사용료 책임이 언제나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실제로 사유지에 시설을 설치하고 그 부지를 사용하였다면, 소유자에게 대항할 권원 없이 얻은 사용이익은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환송심의 취지는 청소나 단속행위가 있으면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만으로 주장된 범위의 사실상 지배가 증명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라. 관리사무의 기관위임은 간접점유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간접점유의 점유매개관계는 임대차나 사용대차 같은 계약에 의해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법령이나 위임조례 등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청장이 위임받은 공원 관리사무를 수행하면서 토지를 직접점유한다면, 위임한 서울시도 그 토지를 간접점유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직접점유가 인정되는 토지의 범위가 먼저 특정되어야 한다. 기관위임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점유가 증명되지 않은 임야 전체에 관하여 간접점유나 부당이득 반환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마. 전체 점유가 부정되더라도 시설물 부지의 사용이익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임야 전체의 점유를 입증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개별 시설물 부지에 관한 청구까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시설물별 설치 경위와 시점, 위치·면적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점유 여부와 부당이득액을 판단하도록 하였다. 환송심에서 청구가 기각된 것은 이러한 부분 청구의 가능성을 부정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실과 범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당이득은 점유와 완전히 동일한 개념이 아니므로, 사실상 지배의 인정 여부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용이익을 얻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공원 전체와 개별 시설물 부지를 나누어 주장·입증해야 한다

공원 전체의 점유를 주장하더라도, 시설물 부지의 위치·면적·기간과 사용이익을 별도로 특정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점유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도 실제 사용이 확인되는 범위의 청구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입증할 사항주요 확인 자료
설치·관리 주체공사계약서, 사업계획서, 예산집행자료, 시설관리대장
점유·사용의 시작과 지속기간준공자료, 인수인계서, 시기별 항공사진, 유지보수 기록
점유·사용 범위시설배치도, 지적도, 현황측량 및 측량감정
자연녹지에 대한 지배조림계획, 경계시설 설치 경위, 안내표지, 구역별 관리자료
사용이익의 가액특정된 면적과 기간을 전제로 한 임료감정

나. 시설물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한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항공사진으로 시설물의 존재를 확인하더라도 누가 설치하였는지, 지방자치단체가 언제부터 인수하거나 관리하였는지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민·동호회·인접 토지 소유자가 설치한 시설과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거나 관리하는 시설을 구분해야 한다.

다. 공익 목적과 사용권원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주민 편의나 자연보호를 위한 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유지를 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이익이 확인된다면 매수·수용, 사용승낙 등 그 이익을 보유할 법률상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 사건은 공원으로 지정된 모든 사유지에 사용료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판결이 아니라, 실제 점유·사용의 주체와 범위에 관한 입증이 청구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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