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원의 노동조합 가입정보 공개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공개·비공개 이익의 비교형량 및 간접강제 배상금의 충당

핵심 결론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도 보호대상이며, 동의 없는 공개의 위법성은 공개·비공개 이익을 비교하여 판단한다. 지급받은 간접강제 배상금은 동일한 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충당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49933, 2008다42430, 2014다77970

해당판례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49933 판결〔손해배상(기)〕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교원의 교원단체·노동조합 가입 실명자료 공개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일부 피해자들이 이미 지급받은 간접강제 배상금으로 해당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원심 판단도 유지하였다.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7. 26. 선고 2010가합42520 판결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5. 18. 선고 2011나67097 판결
원심은 국회의원과 언론사의 실명자료 공개가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노동조합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았다. 위자료는 국회의원에 대하여 각 10만 원, 언론사에 대하여 각 8만 원으로 산정하였다. 노동조합 자체의 무형적 손해도 인정하였다.
다만 국회의원으로부터 간접강제 배상금을 이미 지급받은 가처분 신청 선정자들은 각 수령액 283,501원이 인정 손해액 10만 원을 초과하므로, 해당 국회의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정보 공개의 위법성, 위자료 산정 및 간접강제 배상금의 충당에 관한 원심 판단을 모두 유지하였다. 파기환송 없이 확정된 사건이다.

관련판례

헌법재판소 2005. 7. 21. 선고 2003헌마282,42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헌법적 근거와 보호대상의 범위를 밝힌 결정이다. 대상판결은 이를 인용하여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정보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1. 9. 2. 선고 2008다42430 전원합의체 판결
개인정보 공개에 따른 인격적 법익과 표현행위로 보호되는 이익이 충돌할 때, 공개·비공개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한다는 선행판결이다. 대상판결은 이 기준을 교원의 노동조합 가입정보 공개에 적용하였다.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77970 판결
교원단체·노동조합 가입정보 공개에 관한 별개의 후속 사건이다. 대상판결을 인용하면서, 정보주체가 과거 스스로 공개했거나 다른 사람이 이미 공개했다는 사정만으로 재공개의 위법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정보주체가 결정하지 않은 시기와 방법의 공개 역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화하였다.

관련법령

  • 대한민국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관한 규정이다. 일반적 인격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헌법적 근거이다.
  • 대한민국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한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또 다른 헌법적 근거이다.
  • 대한민국헌법 제21조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개인정보 비공개 이익과 비교형량되는 공개 이익의 관련 조문이다.
  • 민법 제750조 위법한 개인정보 공개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의 근거이다.
  • 민법 제751조 제1항 정신적 고통 등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 근거이다.
  • 민사집행법 제261조 간접강제의 근거 조문이다. 대상판결에서는 간접강제 배상금을 실제 지급받은 경우 손해배상채권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이 사건의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손해배상 판단은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민법상 불법행위 법리에 근거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사건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사실관계

원고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그 소속 교원들이고, 피고들은 당시 국회의원과 인터넷 언론사였다.
국회의원은 각급 학교가 교원단체·노동조합 가입현황의 인원수를 정확히 공시하는지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실명자료를 요청하여 받았다. 자료에는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및 교원단체·노동조합 가입현황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국회의원이 공개를 예고하자 노동조합과 일부 교원들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공개금지를 명했지만, 국회의원은 2010. 4. 19.부터 5. 4.까지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료를 게시하였다. 언론사도 전산파일을 받아 2010. 4. 20.부터 4. 27.까지 학교별 가입 교사 명단을 공개하였다. 원심판결
교원들은 자신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동의 없이 공개한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노동조합도 조합원 탈퇴나 신규 가입 기피를 유발하여 조직의 존속·유지·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들은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 국민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등을 근거로 공개의 정당성을 다투었다.
한편 일부 교원들은 공개금지의무 위반에 따른 간접강제 절차에서 국회의원으로부터 각 283,501원을 지급받았다. 이에 본안에서 인정된 손해배상금과 간접강제 배상금을 중복하여 받을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법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범위
일반적 판단 기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이용될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이다. 보호대상은 내밀한 사생활에 한정되지 않으며,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거나 이미 공개된 정보도 포함한다.
사건에 대한 적용: 학교명·교사명·담당교과·가입현황을 결합하면 특정 교원과 그 조합원 신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자료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일반 대중에 대한 공개는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개인정보 공개와 표현의 자유의 비교형량
일반적 판단 기준: 동의 없는 공개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는 것과 그 공개가 최종적으로 위법하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정보주체의 공적 지위, 정보의 공공성·공익성, 수집 목적과 절차, 이용방법의 상당성, 공개 필요성 및 침해되는 이익을 종합하여 공개·비공개 이익을 비교해야 한다.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여 비공개 이익이 우월하다고 판단하였다.
  • 가입 인원수의 공시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받은 실명자료를 그 목적과 달리 공개하였다.
  • 노동조합 가입 자체만으로 학생의 수업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 특정 교원의 교육활동에 문제가 있더라도 다른 교원들의 가입정보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
  • 해당 학생·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공표할 필요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 인터넷 공개는 정보가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중대한 권리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노동조합 자체의 권리침해
일반적 판단 기준: 조합원 개인의 개인정보 침해와 노동조합 자체의 권리침해는 구분하여 검토할 수 있다.
사건에 대한 적용: 가입정보가 공개되면 조합원들이 탈퇴하거나 비조합원들이 가입을 꺼릴 수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공개가 노동조합의 존속·유지·발전에 관한 권리도 침해한다고 보았다.
위자료 산정
일반적 판단 기준: 기본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무형적 피해의 위자료는 사실심법원이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한다. 다만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언론사의 위자료 액수에 대한 불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금액은 이 사건의 공개 경위와 방법 등에 따른 판단이므로 개인정보 공개 사건의 일률적인 배상기준은 아니다.
간접강제 배상금과 손해배상채권의 관계
일반적 판단 기준: 간접강제 배상금은 의무이행을 압박하는 집행수단이지만, 실제 추심되어 채권자에게 지급되면 해당 의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전보에 충당된다.
사건에 대한 적용: 가처분 신청 선정자들이 국회의원으로부터 받은 각 283,501원은 인정된 손해액 10만 원을 초과하였다. 대법원은 이들의 해당 국회의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지급받은 간접강제 배상금으로 충당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공개행위가 적법하다거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아니다. 위법성과 손해를 인정하되, 이미 지급받은 금액으로 그 손해가 전보되었다는 판단이다. 또한 간접강제결정만 내려졌다는 사정이 아니라 실제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전제이다.

실무적 유의점

  • 공개된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로운 재공개를 전제해서는 안 된다. 최초 공개의 대상·목적·방법과 새로 이루어지는 공개의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 자료를 취득할 권한과 공표할 권한을 구분해야 한다. 감사·조사·검증 목적으로 받은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려면 그 이용목적과 필요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 공익 목적은 구체적인 공개 범위와 연결하여 주장해야 한다. 실명 공개가 필요한 이유, 대상자의 범위, 익명·통계자료로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할 필요성 등을 밝혀야 한다.
  • 인터넷 게시의 확산성과 회복 곤란성을 입증해야 한다. 검색 가능성, 게시기간, 복제·재유포 가능성 및 삭제 요구 이후의 대응 등이 공개 방법의 상당성과 손해액 판단에 중요하다.
  • 조합원과 노동조합의 피해를 구분해야 한다. 개인의 자기결정권 침해와 조직의 활동 위축에 관한 주장·증거를 각각 구성할 필요가 있다.
  • 가처분·간접강제와 본안 청구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실제 수령액, 지급 상대방, 대상 의무와 침해기간을 확인하여 동일 손해에 대한 충당 여부와 미전보 손해를 구분해야 한다. 한 피고에게서 받은 금액이 다른 피고에 대한 모든 청구까지 소멸시킨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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