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분할합병 시 개별 최고가 필요한 ‘알고 있는 채권자’의 범위

핵심 결론 분할회사가 대표이사도 알고 있던 어음채권자에게 개별 최고를 하지 않았다면, 분할합병에 따른 출자를 받은 존속회사(수혜회사)와 분할회사는 연대책임을 진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1다38516, 2003다25973, 2005두4731

판결번호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다38516 판결
사건명: 어음금
원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4. 20. 선고 2010나3904 판결

관련판례

  • 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다25973 판결 회사분할에서 연대책임을 배제하려면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한 개별 최고가 필요하고, 이를 누락하면 신설회사와 분할회사의 연대책임이 원칙적으로 유지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두4731 판결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개별 최고를 하지 않으면 분할채무관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고, 신설회사와 분할회사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관련법령

  • 상법 제530조의9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설립되거나 존속하는 회사는 원칙적으로 분할 전 회사의 채무에 관하여 분할회사와 연대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쳐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 상법 제530조의11 분할합병의 경우 상법상 합병 관련 규정과 채권자보호절차를 준용한다.
  • 상법 제527조의5 회사는 주주총회의 승인결의일부터 2주 이내에 채권자에게 이의제출을 공고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최고하여야 한다.
  • 상법 제232조 이의제출 기간에 이의를 제출하지 않은 채권자는 회사의 분할합병을 승인한 것으로 보며, 이의를 제출한 채권자에 대해서는 변제·담보 제공 등의 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분할회사는 2007. 4. 23. 액면금 4,200만 원, 지급기일 2007. 7. 23.인 약속어음을 수취인 백지로 발행하였다. 당시 분할회사의 대표이사는 이를 원고에게 배서·양도하였다.
원고는 다시 제3자들에게 순차로 어음을 배서·양도하였다. 분할회사가 2007. 6. 4. 당좌거래 정지처분을 받자 최종소지인은 다음 날 어음을 지급제시했으나 무거래를 이유로 지급이 거절되었다.
최종소지인은 원고에게 소구권을 행사하였고, 원고는 배서인으로서 소구의무를 이행한 다음 약속어음을 회수하여 다시 소지하게 되었다.
한편 분할회사와 피고 회사는 분할회사의 전기공사업 및 전문소방시설공사업 부분을 피고 회사가 승계하는 분할합병계약을 체결하였다. 양사는 2007. 6. 2. 주주총회에서 계약을 승인하고, 분할합병계약에서 피고 회사는 승계 대상 사업과 관련된 채무만 부담하며 그 밖의 채무에 대해서는 분할회사와 연대책임을 지지 않기로 정하였다.
양사는 신문에 분할합병과 연대책임 배제 사실을 공고했지만, 원고에게는 별도로 이의를 제출하라는 최고를 하지 않았다. 이후 분할회사와 피고 회사는 각각 분할합병등기를 마쳤다.

핵심쟁점

분할합병계약에서 수혜회사의 연대책임을 배제한 경우, 약속어음을 최초로 배서받았다가 제3자에게 양도한 후 소구의무를 이행하고 다시 어음을 회수한 원고가 개별 최고를 받아야 할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특히 회사 자체의 장부 등에 원고가 현재 채권자로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회사 대표이사가 원고와 어음의 유통관계를 알고 있었다면 이를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법리

상법상 분할 또는 분할합병의 경우 수혜회사는 원칙적으로 분할 전 회사의 채무에 관하여 분할회사와 연대책임을 진다.
다만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수혜회사가 출자된 재산에 관한 채무만 부담하도록 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분할회사의 책임재산이 변동되어 채권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개별적으로 이의제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연대책임을 분할채무관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첫째,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수혜회사의 책임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
둘째, 분할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개별 최고를 해야 한다.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한 개별 최고가 누락되면 그 채권자에게는 연대책임 배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혜회사와 분할회사는 원칙으로 돌아가 분할 전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해야 한다.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의 의미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란 채권자의 신원과 채권의 내용이 대체로 회사에 알려진 경우를 말한다.
그 해당 여부는 형식적인 채권자 명부나 회계장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채권의 발생 및 유통 경위, 회사 내부의 인식, 대표이사가 알고 있던 사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회사의 장부나 다른 자료를 통해 성명과 주소가 파악되는 채권자는 물론, 회사 대표이사 개인이 알고 있는 채권자도 이에 포함된다. 대표이사가 직무와 관련하여 파악한 채권관계는 원칙적으로 회사가 알고 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원고는 분할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약속어음을 최초로 배서받은 사람이다. 비록 원고가 이를 제3자에게 배서·양도했더라도, 배서인은 지급거절 시 소구의무를 부담하는 잠재적 채무자인 동시에 그 의무를 이행한 후 다시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잠재적 권리자이다.
실제로 원고는 최종소지인의 소구에 응하여 어음금을 지급하고 어음을 회수하였다. 원고는 분할회사의 개별 최고기간 중 발행인인 분할회사에 어음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채권자의 지위에 있었다.
더욱이 원고는 분할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직접 어음을 배서받았고, 어음 유통관계상 실질적인 최종 소구의무자에 해당하였다. 분할회사와 대표이사는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분할회사가 알고 있던 어음채권자에 해당하며, 분할회사는 원고에게 분할합병과 이의제출 절차를 개별적으로 최고했어야 한다.

원심판단

원심은 분할회사가 원고의 어음 회수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알고 있는 채권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분할합병계약의 연대책임 배제조항이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보고, 수혜회사인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한 원고의 어음금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판단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원고가 분할회사 대표이사로부터 어음을 최초로 배서받았고 최종적인 소구의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원고가 일시적으로 어음을 제3자에게 양도했더라도 장래 소구의무를 이행하고 어음상의 권리를 다시 취득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분할회사는 원고를 개별 최고 대상자로 고려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분할회사가 원고에게 개별 최고를 하지 않은 이상, 해당 약속어음금채무에 대해서는 분할합병계약상 연대책임 배제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수혜회사인 피고 회사는 분할회사와 연대하여 어음금채무를 부담한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 자체가 피고 회사에 최종적인 금전 지급을 명한 것은 아니지만, 원고가 개별 최고를 받아야 할 ‘회사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고 개별 최고 누락으로 연대책임 배제의 효력이 없다는 법적 판단을 확정적으로 제시하였다.

판결의 의의

회사의 채권자 인식 여부는 장부나 채권자 명부만으로 형식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채권자와 채권관계를 알고 있었다면 회사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한 사람도 소구의무를 이행한 후 어음상 권리를 다시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면 개별 최고 대상인 채권자에 포함될 수 있다.
분할합병계약에 연대책임 배제조항을 두고 신문공고까지 했더라도,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한 개별 최고를 빠뜨리면 그 채권자에 대해서는 수혜회사의 연대책임이 유지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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