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및 사건 경과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0다96164 판결 [토지보상금]
대법원은 협의취득의 법적 성격, 정산 특약의 효력, 당초 감정평가의 잘못 및 법원 감정결과의 채택에 관하여 판단한 후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2다68713 판결 구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협의취득이나 보상합의는 공공기관이 사경제주체로서 체결하는 사법상 매매 또는 계약의 성질을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소심은 그 법리를 토지보상법에 따른 협의취득에도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11507 판결 한국감정평가업협회의 토지보상평가지침은 내부 기준으로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침 위반 여부만으로 감정평가의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았다.
관련 법령 및 평가기준
아래 구법 표시는 협의매매계약이 체결된 2006년 12월 13일 당시 시행 규정을 기준으로 한다.
-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제2항 보상액을 산정할 때 해당 공익사업으로 발생한 토지가격의 변동을 고려하지 않도록 한 규정이다.
-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07. 10. 17. 법률 제8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1항 사업시행자가 보상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감정평가업자에게 평가를 의뢰하도록 한 규정이다.
-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07. 3. 19. 건설교통부령 제5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제8호, 제17조 제2항 제2호, 제23조 제2항 각각 감정평가 의뢰 시 필요한 감정조건·참고사항의 제시,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의 재평가, 해당 공익사업을 직접 목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경우의 평가방법에 관한 규정이다.
- 토지보상평가지침(2003. 2. 14. 개정 당시의 것) 제31조의2 제2항 집단취락 등의 개발제한구역 우선해제 절차와 해제 전망을 평가에 반영하는 기준이다. 법원은 이를 부당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여러 자료 중 하나로 고려하였다.
사실관계
원고는 성남 여수지구에 있는 대지 두 필지, 각각 330㎡와 99㎡를 소유하고 있었다. 대한주택공사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위하여 이 토지들을 매수하였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소송을 수계하였다.
두 필지는 모두 집단취락에 속하여 개발제한구역을 우선적으로 해제할 대상이었다. 그런데 성남시의 행정타운 조성계획 등과 관련하여 우선해제 절차가 지연되었다.
성남시는 2006년 6월 23일 우선해제를 위한 공람공고 등의 내부결재를 마쳤다. 그러나 공람공고가 이루어지기 전인 같은 달 26일 여수지구가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 우선해제 절차가 더 진행되지 못하였다.
이후 토지의 개발제한구역 지정은 해제되었지만, 외형상으로는 국민임대주택사업 때문에 해제된 형태가 되었다. 이에 공사 측 감정평가사는 사업으로 인한 가격상승을 배제한다는 이유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기 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토지를 평가하였다.
원고와 대한주택공사는 2006년 12월 13일 그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협의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두 필지의 협의매수대금 합계는 1,896,036,710원이었다.
계약서 제4조 제3항에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정산 특약이 있었다.
매매대금이 고의·과실·착오평가 등으로 과다하거나 과소하게 책정되어 지급된 경우,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과부족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
원고는 토지가 우선해제될 사정이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위 특약에 따라 추가 매매대금 160,160,290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주요 쟁점과 법원의 판단
가. 공익사업을 위한 협의취득에도 대금 정산 특약을 둘 수 있는가
대법원은 협의취득이 사법상 법률행위이므로, 당사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매매대금의 과부족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사업인정 고시 후에 협의취득하였다는 이유로 이러한 약정이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의 법적 성격은 유효한 매매계약의 정산 특약에 따른 추가 매매대금 지급청구이다.
다만 계약 해석에서는 공익사업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토지소유자는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수용될 수 있고, 매매대금도 감정평가를 기초로 정해지므로, 이러한 계약 체결 경위와 가격 결정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나. 재감정액이 더 높으면 곧바로 차액을 청구할 수 있는가
법원은 단순한 감정평가액의 차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감정평가에는 평가자의 판단에 따른 편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특약을 적용하려면 다음 사항이 확인되어야 한다.
- 종전 평가가 관계 법령이나 통상적인 평가기준에 어긋났거나, 토지의 현황·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것
- 그 결과 부당한 평가액이 산출되었을 것
- 그 잘못이 당사자 또는 감정평가업자의 고의·과실·착오에 기인하였을 것
- 그로 인하여 매매대금이 실제로 과다하거나 과소하게 책정되었을 것
따라서 뒤늦게 더 높은 감정평가서를 확보했다는 사정과, 당초 감정평가의 오류를 입증했다는 사정은 구별된다.
다. 이 사건에서는 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상태로 평가해야 했는가
법원은 국민임대주택사업이 없었더라도 이 사건 집단취락의 개발제한구역은 조만간 해제될 것이 확실시되었다고 보았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해당 토지들이 이미 집단취락 우선해제 대상에 해당하였다.
- 성남시의 다른 사업 추진 사정 때문에 우선해제가 지연되었다.
- 우선해제 공람공고를 위한 내부결재까지 마친 직후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 지정이 이루어졌다.
- 정부는 집단취락 우선해제 대상지에 관하여 해제된 상태를 반영한 보상방침을 마련하고 있었다.
- 공사 측은 이러한 사정을 감정평가 의뢰 과정에서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은 공람공고를 거친 경우에 준하여 취급하고,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것으로 보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즉, 해당 사업 때문에 새로 생긴 개발이익을 보상한 것이 아니라, 사업과 별개로 이루어질 것이 확실시되던 우선해제 사정을 평가에 반영한 것이다. 대법원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종전 평가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판단을 수긍하였다.
라. 법원이 실시한 감정평가는 왜 인정되었는가
공사 측은 법원 감정에 개발제한구역 해제 효과가 중복 반영되었고, 비교표준지나 보상선례의 선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에 우선해제에 따른 상승요인이 이미 반영되어 있지 않았고, 감정인이 위치·형상·이용상황과 평가선례 등을 종합하여 평가하였다고 보았다. 따라서 해제 효과의 이중반영이나 평가방법의 중대한 하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법원 감정결과를 채택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인정된 추가 매매대금
두 필지는 모두 우선해제 대상이었지만, 하급심은 필지별로 평가액 차이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제1심은 감정평가 관련 규정을 참고하여, 이 사건 특약상 ‘과다·과소’에 해당하려면 종전 평가액과 재감정액 사이에 10%를 초과하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차이가 약 41.40%인 토지에 관하여 138,930,070원을 인정하였다.
10% 초과분만 지급한 것이 아니라, 요건을 충족한 필지의 차액 전액을 인정하였다. 또한 두 필지의 대금을 합산하여 판단하지 않고 필지별로 판단하였다.
다만 이 10% 기준은 하급심이 이 사건 특약을 해석하면서 적용한 기준이다. 대법원이 모든 매매대금 조정계약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법정 요건으로 선언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의미
이 판결은 감정평가를 기초로 체결한 매매계약에서 정산 특약의 문언과 평가 오류의 입증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대금 조정을 청구하려면 새 감정평가액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초 평가에서 누락하거나 잘못 적용한 법적·사실적 전제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개발제한구역 우선해제의 진행 경위와 확실성, 공사 측의 인식 및 감정의뢰 과정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되었다.
계약을 작성할 때에는 정산 대상에 평가기준의 오류나 중요 정보의 누락이 포함되는지, 판단 단위를 개별 필지로 할지 전체 계약으로 할지, 어느 정도의 차이를 정산할지, 요건 충족 시 차액 전부를 지급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