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회사의 대표자

핵심 결론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할 때에는 감사가 회사를 대표한다. 대표이사가 수행한 소송행위는 무효이나, 법원은 곧바로 각하하지 않고 보정을 명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9다86918, 2004다62887, 2003다2376, 2023다210953

판결번호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다86918 판결〔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관련판례

  •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0578 판결 법인의 대표권은 소송요건에 관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제출된 자료에서 대표권을 의심할 사정이 드러나면 법원이 심리·조사해야 한다.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2887 판결 당사자가 대표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더라도 법원은 이미 제출된 자료에 따라 그 적법성을 심리할 의무가 있다.
  • 대법원 1990. 5. 11. 선고 89다카15199 판결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감사가 아닌 대표이사를 회사 대표자로 표시하면, 대표이사가 한 소송행위와 그 대표이사에 대하여 한 소송행위는 모두 무효이다.
  •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3다2376 판결 법인의 대표권 흠결은 보정할 수 있고, 그 보정은 항소심에서도 가능하다.
  •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10953 판결 감사를 두지 않은 소규모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상법 제409조 제5항에 따라 법원에 회사 대표자 선임을 신청해야 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의 이사로서 회사를 상대로 특정 이사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상법 제394조에 따라 감사가 회사를 대표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장에는 감사가 아니라 대표이사가 피고 회사의 대표자로 표시되었다.
법원도 이를 간과하여 대표이사에게 소장 부본을 송달하였다. 이후 대표이사로부터 소송대리권을 위임받은 변호사들이 피고 회사를 대리하여 제1심과 항소심의 소송을 수행하였고, 원심은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자에게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전제하여 본안판단을 하였다.

핵심쟁점

  1.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누가 회사를 대표하는지
  2. 대표권이 없는 대표이사에게 소장 부본을 송달하고 그가 선임한 변호사가 수행한 소송행위가 유효한지
  3. 대표권의 흠결이 제출된 자료에서 의심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야 하는지
  4. 대표권 흠결이 발견된 경우 법원이 곧바로 소를 각하해야 하는지, 보정을 명해야 하는지
  5. 대표권 흠결을 항소심에서도 보정할 수 있는지

법리

1. 이사와 회사 사이의 소송은 감사가 회사를 대표

상법 제394조는 회사가 이사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거나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 감사가 회사를 대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통상적인 업무집행기관인 대표이사가 아니라 독립적인 감독기관인 감사에게 소송대표권을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현직 이사가 회사의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도 ‘이사와 회사 사이의 소’에 해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사가 회사를 대표해야 한다.

2. 대표이사가 수행한 소송행위의 효력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에서 감사가 아닌 대표이사를 회사의 대표자로 표시한 경우, 대표이사에게는 해당 소송에 관하여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다.
그러므로 대표이사에게 소장 부본이 송달되었더라도 회사에 대한 적법하고 유효한 송달로 볼 수 없다. 대표이사가 변호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수여할 권한도 없으므로, 그 변호사가 회사를 대리하여 한 소송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반대로 원고 이사가 대표권 없는 대표이사를 회사의 대표자로 삼아 한 소송행위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효력이 없다.

3. 대표권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

법인의 대표자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있는지는 소송요건에 관한 사항으로서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야 한다.
법원이 대표권과 관련된 모든 사실과 증거를 스스로 수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제출된 자료를 통해 대표권의 적법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드러난 경우에는 상대방이 이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심리·조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이고 회사 대표자가 대표이사로 표시되어 있었으므로, 법원은 상법 제394조에 따른 감사의 대표권 문제를 확인했어야 한다.

4. 대표권 흠결에 대한 보정명령

대표권 흠결이 있다고 하여 법원이 곧바로 소를 각하하거나 본안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
민사소송법 제59조·제60조제64조에 따라, 대표권 흠결을 보정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법원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정을 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1.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대표자를 대표이사에서 감사로 정정하도록 명한다.
  2. 정정된 소장 부본을 피고 회사의 감사에게 다시 송달한다.
  3. 감사가 회사의 대표자로서 소송을 수행하거나 종전 소송행위를 추인할 기회를 부여한다.
  4. 적법한 대표자에 대한 송달과 추인이 이루어진 후 본안에 관하여 판단한다.

5. 보정과 추인의 효력

적법한 대표자가 종전의 소송행위를 추인하면 그 행위는 처음 소송행위가 이루어진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
대표권 흠결의 보정은 제1심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항소심에서도 가능하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대표권 흠결을 발견했더라도 보정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에서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자에게 있다고 전제하고 본안판단을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이므로 상법 제394조에 따라 감사가 회사를 대표해야 했다. 대표이사에게는 이 사건 소송에 관한 대표권이 없었고, 대표이사에게 한 소장 송달과 대표이사가 선임한 변호사들의 소송행위도 그대로는 효력이 없었다.
원심은 원고에게 회사의 대표자를 감사로 정정하도록 보정명령을 내린 다음, 정정된 소장 부본을 감사에게 송달하여 적법한 소송계속이 발생하도록 조치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본안판단을 한 것은 회사와 이사 사이의 소송에서 회사를 대표할 자 및 대표권 흠결의 보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결론

대법원은 본안에 관한 상고이유를 판단하지 않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문제 된 이사회결의가 실체적으로 유효한지 무효인지를 판단한 판결이 아니다. 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적법한 회사 대표자가 참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판결이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이사와 회사 사이의 소송에서 상법 제394조가 정한 감사의 소송대표권을 간과하면 소장 송달부터 소송대리인의 행위까지 모두 효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다만 대표권 흠결은 원칙적으로 보정 가능한 절차상 하자이므로, 법원은 곧바로 소를 각하하거나 본안판결을 할 것이 아니라 적법한 대표자를 참여시키고 종전 소송행위의 추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실무상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다만 감사가 없는 소규모 회사라면 대표이사가 당연히 회사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상법 제409조 제5항 등에 따른 별도의 대표자 선임절차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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