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잔금기한을 넘기면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특약이 있으면, 이전등기서류를 제공하지 않고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가

핵심 결론 잔금 미지급 시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만으로 매도인의 이행제공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등기서류 구비 여부와 관계없이 해제하기로 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 연장된 잔금기한이 지난 후 매도인의 해제통지가 도달한 때 계약이 해제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잔금 지급을 다시 최고할 필요가 없는지와 매도인의 이행제공까지 필요 없는지를 구분한다

최고는 매수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잔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이행제공은 매도인이 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매수인이 잔금과 맞바꾸어 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환송 전 항소심도 별도의 최고 없이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대법원과 판단이 갈린 지점은 매도인이 자기 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않고도 해제할 수 있었는가였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도 최고를 생략한다는 뜻인지, 등기서류 제공 여부와 관계없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인지 구분해 적어야 한다.

나. 잔금기한을 연장할 때는 최종 지급일과 추가 연장에 대한 합의를 확인한다

매도인은 잔금기한을 8월 31일에서 9월 15일로 한 차례 연장했다. 매수인은 대출 일정을 알리고 9월 22일까지 다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매도인이 동의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제권 행사의 기준일은 9월 15일, 실제 계약이 해제된 날은 해제통지가 도달한 9월 20일이었다. 매수인이 다음 날 잔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어도 이미 이루어진 해제의 효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다576

해당판결

가.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76 판결〔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은 매도인이 이전등기서류를 갖추었는지와 관계없이 매수인의 잔금기한 도과와 매도인의 해제통지만으로 매매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잔금 234억 원의 지급과 동시에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 등을 명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환송 후 매수인의 항소가 기각되었고, 매수인이 상고를 포기하여 패소가 확정되었다.

나. 청구별 최종 결과

매수인의 청구환송 전 항소심최종 결과
사업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잔금 234억 원 지급과 동시에 등기절차를 이행하도록 명함청구 기각 확정
지상 미완성건물과 매도인 명의 주택사업권 일체의 양도같은 잔금 지급과 동시에 양도하도록 명함청구 기각 확정
매수인 명의로 건축주명의변경절차 이행같은 잔금 지급과 동시에 명의를 변경하도록 명함청구 기각 확정
하급심

가.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06. 5. 19. 선고 2005가합19913 판결
제1심은 9월 22일까지 잔금기한을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는 매수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차례 연장한 기한에도 잔금이 지급되지 않아 매도인이 특약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아 매수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나. 환송 전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2006. 12. 1. 선고 2006나9484 판결
항소심도 두 번째 연장 합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방해제 조항은 별도의 최고를 생략할 수 있다는 뜻에 그치고, 매도인이 이전등기의무의 이행까지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매도인은 당초 잔금기일까지 일부 서류를 준비했지만 매도용 법인인감증명서는 갖추지 않았고, 연장기일이나 해제통지 당시에도 서류를 제공하거나 준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항소심은 이 때문에 매수인이 이행지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매수인이 항소심에서 청구한 대로 잔금과 상환으로 이전등기 등을 이행하라고 명했다.

다. 파기환송심

부산고등법원 2007나21801
환송심 판결문은 확보되지 않았다. 첨부된 심급 내역에는 항소기각·확정으로 표시되어 있다. 후속 사건인 부산지방법원 2009. 6. 3. 선고 2008가합11750, 18027 판결에도 환송심이 매수인의 항소를 기각했고 매수인이 상고를 포기하여 패소가 확정되었다는 경위가 기재되어 있다.

관련판례

가. 자동해제 문구가 있어도 이행제공이 필요한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32022 판결은 잔금 미지급 시 계약이 자동해제된다는 문구가 있어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도인이 이전등기서류를 준비하고 매수인에게 알리는 등 이행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다. 계약 문구만으로 잔금 지급을 선이행의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나. 최종 기한을 지키지 못한 불이익까지 감수하기로 한 경우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5467 판결은 매수인이 여러 차례 지급기일을 어긴 뒤 다시 연장을 요청하면서 새 기한에도 미지급하면 계약이 자동해제되는 것을 감수하기로 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그 약정에 따라 계약이 자동으로 실효되었다고 보았다. 반면 이 사건의 특약은 매도인에게 해제권을 부여했으므로, 기한 도과에 더하여 매도인의 해제통지가 필요했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536조 제1항·제568조 제2항

매도인의 권리이전의무와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는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동시에 이행한다. 따라서 매도인이 자기 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칙적으로 잔금기한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매수인에게 이행지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나. 민법 제105조·제543조 제1항·제544조

제544조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때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는 절차를 정한다. 한편 당사자는 제105조에 따라 해제권의 행사 요건을 달리 약정할 수 있고, 제543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해제권을 행사한다.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참조조문으로 든 규정은 제105조·제543조·제544조다.

사실관계

가. 중도금 없이 잔금 234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매수인은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위해 사업부지와 지상 미완성건물, 매도인 명의 주택사업권 일체를 매수했다. 2005. 6. 16.자 양해각서에서 정식 계약 체결일의 연기를 요구하지 않고, 정식 계약을 체결할 때 매매대금이나 지급기일 등 조건의 변경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6월 30일 체결한 본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항목약정 내용
매매대금총 260억 원. 계약금 26억 원을 제외한 234억 원을 중도금 없이 8월 31일에 지급
잔금 미지급매도인이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고, 매수인은 계약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고 약정
기한 연장매도인이 상당한 사유를 인정하는 경우 한 차례에 한해 15일간 연장
정상 이행대금과 약정 비용의 완납과 동시에 매도인이 이전등기 및 사업주체 명의변경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고 부동산을 인도

나. 한 차례 연장 후에도 잔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시점경과
2005. 8. 29.매수인이 대출심사 지연을 이유로 9월 15일까지 연장을 요청했고, 매도인이 이를 받아들였다.
2005. 9. 15.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 9월 22일까지 재연장을 요청했다. 매도인의 동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2005. 9. 20.매도인이 전화와 팩스로 해제를 통지했다. 9월 22일까지 지급하겠다는 매수인의 공문은 해제통지 후인 당일 밤에 접수됐다.
2005. 9. 21.매수인이 잔금 지급 의사를 밝혔다. 대출금은 사업의 주관신탁사 계좌에 입금되었으나 매도인에게 잔금이 송금되지는 않았다.

법리

가.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문구의 의미는 계약 전체에서 판단한다

환송 전 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매도인이 원칙적으로 자기 의무의 이행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차이는 이 거래에서 매수인이 최종 기한을 어기면 매도인의 등기서류 준비 여부를 묻지 않고 해제할 수 있도록 약정했는지에 있었다. 대법원은 이를 판단하기 위해 일방해제 조항만 떼어 읽지 않고, 그에 앞선 양해각서와 대금 지급 구조, 별도로 정한 기한 연장 조건을 함께 살폈다.

나. 이 사건에서 등기서류 제공 없이도 해제가 인정된 이유

매수인은 양해각서 단계부터 지급 조건을 바꾸지 않기로 했고, 중도금 없이 매매대금의 90%인 234억 원을 정해진 날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했다. 본계약에는 일반적인 대금 미납 해제 조항 외에 잔금기한을 넘기면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별도 조항을 두었고, 연장도 한 차례로 제한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서 매수인이 최종 기한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매도인의 해제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하기로 한 의사를 인정했다. 실제로 매도인이 약정에 따라 한 차례 기한을 연장했는데도 매수인은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등기서류가 준비되었는지가 아니라, 최종 기한이 지났고 매도인이 해제를 통지했는지가 결론을 결정했다.
검토대상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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