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약용도발명의 약리기전 기재와 청구항의 명확성

핵심 결론 의약용도는 원칙적으로 대상 질병이나 약효로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다만 청구항에 약리기전만 적혀 있어도 명세서나 기술상식으로 구체적인 치료용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명확성 요건을 충족한다. 파기환송심은 뒷받침 요건도 인정하여 거절결정 불복심판의 심결을 취소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6후3564, 2003후1550, 2004후776

기술적 쟁점의 요지

이 사건 발명은 체내에서 과도하게 생성된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물질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판결문에서 ‘스캐빈저’는 질소산화물을 포획·제거하는 물질을 뜻한다.
문제가 된 청구항은 해당 물질의 용도를 ‘질소산화물 과생성 치료’라고 표현하였다. 이는 어떤 질병을 치료하는지보다 약물이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약리기전 중심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명세서는 질소산화물의 과생성으로 저혈압증과 다중기관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생쥐 실험에서 해당 물질을 투여하여 질소산화물 농도를 줄이고, 유도된 저혈압을 정상 혈압으로 회복시키는 효과도 제시하였다.
쟁점은 청구항의 표현만 보면 치료 대상이 추상적이더라도, 명세서 전체를 통해 구체적인 의약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명확한 청구항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후3564 판결 [거절결정(특)]
  • 원고: 엠씨더블유 리써치 파운데이션 인크 — 특허출원인
  • 피고: 특허청장
  • 결과: 원심판결 파기·특허법원 환송
첨부된 대법원 판결문과 파기환송심 판결문을 함께 반영하였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특허청의 거절결정
특허청은 청구범위가 명확하고 간결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고,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약리효과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출원을 거절하였다.
출원인이 불복심판을 청구하고 명세서를 보정하였으나, 심사전치절차에서도 청구범위의 명확성 등에 관한 거절이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특허심판원
특허심판원 2005. 7. 29. 자 2003원5068 심결
제2항 발명의 청구범위에 관한 명확성 및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한 뒷받침 요건을 문제 삼아 거절결정 불복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환송 전 원심
특허법원 2006. 10. 11. 선고 2005허7545 판결
제2항 발명에 의약용도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후3564 판결
청구항이 약리기전으로 표현되어 있더라도,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참작하면 구체적인 치료·예방 용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청구항의 명확성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파기환송심
특허법원 2009. 5. 29. 선고 2009허931 판결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명확성 문제를 판단하고, 제2항 발명에 대응하는 사항들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되어 있어 뒷받침 요건도 충족한다고 보았다.
그 결과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고 소송총비용을 피고에게 부담시켰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3후1550 판결 의약용도발명에서는 특정 물질의 의약용도가 구성요건이므로, 청구범위에 그 용도를 대상 질병 또는 약효로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법리이다.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후776 판결 청구항의 뒷받침 여부는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을 기준으로 통상의 기술자 입장에서 청구항에 대응하는 사항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되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한다는 법리이다. 파기환송심이 직접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파기환송심은 국제출원일을 기준으로 적용법을 판단하면서 위 개정 전 특허법을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명확성·뒷받침 요건은 위 구법 표기로 정리하는 것이 정확하다.

사실관계

1. 출원발명의 내용

원고는 ‘질소산화물의 생체 내 농도를 감소시키는 방법 및 그에 유용한 조성물’이라는 명칭의 발명을 출원하였다. 국내 출원번호는 제1997-708653호이다.
문제가 된 제2항 발명은 디티오카르바메이트 함유 질소산화물 스캐빈저를 포함하는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유효성분은 생리학적으로 적합한 전이금속 이온과 디티오카르바메이트 잔기를 포함하는 물질로 특정되어 있었다. 그 용도는 패혈증 쇼크, 국소 빈혈, 사이토킨 투여 등과 관련된 질소산화물 과생성을 치료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2. 청구항의 용도 표현을 둘러싼 문제

‘질소산화물 과생성 치료’는 체내 물질의 농도나 작용에 관한 표현이다. 그 문구만으로 어떤 구체적인 질병이나 증상을 치료하는지 명확한지가 문제 되었다.
특허청은 명확성 및 약리효과 기재 등을 이유로 출원을 거절하였다. 원고는 불복심판 과정에서 2004년 6월 4일 명세서 등을 보정하였지만, 거절결정은 유지되었다.

3. 명세서에 기재된 구체적인 의약용도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심한 감염 등으로 질소산화물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압증과 다중기관부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사이토킨 요법과 관련한 질소산화물 과생성이 전신 저혈압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 스캐빈저를 이용하여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는 설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4. 생쥐 실험에 의한 효과 제시

명세서는 LPS 처리를 한 생쥐에 디티오카르바메이트 함유 질소산화물 스캐빈저인 [(MGD)₂Fe] 착물을 피하 투여한 실시예를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이 실시예가 생체 내 질소산화물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유도된 저혈압을 정상 혈압으로 회복시키는 효과를 보여 준다고 보았다.
이러한 기재들을 종합하면, 청구항의 약리기전 표현이 저혈압증과 다중기관부전증의 치료·예방이라는 구체적인 의약용도를 가리킨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1. 의약용도는 발명의 구성요건이다

의약용도발명은 특정 물질 자체뿐 아니라 그 물질을 어떤 의약용도로 사용하는지가 발명의 내용을 이룬다.
따라서 청구범위에는 원칙적으로 대상 질병이나 약효를 통해 의약용도를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으키는 작용을 설명하는 것과 치료 대상으로 삼는 질병·증상을 특정하는 것은 구별된다.

2. 약리기전으로 기재되었다고 언제나 불명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위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약리기전만으로 표현된 청구항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았다.
발명의 상세한 설명 등 명세서의 다른 기재나 기술상식에 따라 의약으로서의 구체적인 용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명확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판단의 핵심은 특정한 표현 형식을 사용하였는지보다, 그 표현으로부터 구체적인 의약용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지이다.

3. 명세서 전체를 참작하여 청구항의 의미를 판단한다

이 사건 청구항은 질소산화물 과생성의 치료라는 약리기전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그러나 발명의 상세한 설명은 다음 관계를 제시하였다.
  • 질소산화물의 과생성으로 저혈압증과 다중기관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 유효성분인 스캐빈저가 질소산화물의 생체 내 농도를 줄인다.
  • 이러한 작용을 통해 해당 질환을 치료·예방할 수 있다.
대법원은 위 설명과 실시예를 참작하여 구체적인 의약용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명세서에 없는 치료용도를 사후적으로 보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청구항의 표현과 명세서 등에 의해 파악되는 의약용도 사이의 연결이 명확해야 한다.

4. 명확성 요건과 뒷받침 요건은 별도로 판단한다

명확성 요건은 청구항이 무엇을 보호받으려는 것인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뒷받침 요건은 그렇게 청구한 사항에 대응하는 내용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공개되어 있는지의 문제이다. 공개하지 않은 발명에 특허권이 부여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이다.
대법원은 명확성에 관한 원심판단을 바로잡았다. 파기환송심은 이에 더하여 뒷받침 요건도 검토하였다.

5. 파기환송심은 유효성분과 치료용도의 대응 기재를 확인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다음 사항이 기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 디티오카르바메이트 함유 질소산화물 스캐빈저의 투여
  • 해당 물질의 구조와 유도체에 관한 설명
  • 질소산화물의 생체 내 농도를 감소시키는 작용
  • 패혈증 쇼크, 국소 빈혈, 사이토킨 투여 등과 질소산화물 과생성의 관계
따라서 제2항 청구항에 기재된 사항과 대응하는 내용이 모두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있다고 보아 뒷받침 요건을 인정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약리기전으로 표현된 의약용도라도 명세서와 기술상식에 의해 구체적인 치료용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청구항의 명확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한 뒷받침도 인정하여 거절결정 불복심판의 심결을 취소하였다.
첨부 자료에서 확인되는 결론은 해당 거절이유를 인정한 심결의 취소이다. 법원이 직접 특허등록을 명하거나 모든 특허요건을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의약용도는 가능하면 청구항에서 대상 질병이나 약효로 구체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 약리기전으로 표현할 경우에는 그 작용이 어떤 질병·증상의 치료로 연결되는지 명세서에서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 명확성과 뒷받침을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용도가 이해되더라도 그 내용이 상세한 설명에 공개되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 실시예는 약리기전과 구체적인 치료효과 사이의 연결을 보여 주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판결을 모든 의약용도에 대한 약리효과 기재·입증 요건을 완화한 것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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