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분묘굴이등 사건. 대법원은 분묘를 설치·관리한 토지의 자주점유 여부,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람이 시효완성 후의 새로운 이해관계인인지, 석물이 기존 분묘기지권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는지에 관한 심리가 부족하다고 보아 다시 파기환송하였다.
동일 사건에서 두 차례 파기환송된 사례이다. 첨부 자료로 확인되는 마지막 재판은 위 재상고심이며, 재환송 후 최종 확정 결과는 미확인이다.
하급심 및 앞선 환송판결
가.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9044 판결 — 첫 번째 파기환송
대법원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환송 전 항소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경계복원측량은 원칙적으로 지적 등록 당시의 측량방법과 기준점을 따라야 하므로, 단순히 더 정밀하거나 오류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측량결과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기존 분묘기지권에는 새로운 분묘를 설치할 권능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기존 봉분 안에 배우자를 합장하는 것도 그 분묘기지권만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나. 전주지방법원 2006. 11. 17. 선고 2005나1356 판결 — 환송심의 일부 인용
환송심은 할머니의 기존 분묘에 관한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면서도, 1995년에 합장한 할아버지의 분묘와 그때 설치한 상석·망부석은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에게 다음 의무를 명하였다.
- 묘역 8.36㎡ 중 할아버지의 묘 부분 굴이
- 상석 0.96㎡ 및 망부석 0.07㎡ 철거
- 석물이 위치한 토지 합계 1.03㎡ 인도
기존 할머니 분묘 부분에 관한 굴이·인도청구 등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였다.
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다84423 판결 — 두 번째 파기환송
대법원은 환송심의 피고 패소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하도록 하였다. 추가 합장이 기존 분묘기지권으로 보호되는지와 별도로, 토지 자체의 시효취득 가능성 및 석물의 보호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제1심은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03. 1. 30. 선고 2000가단2045 판결이고, 첫 번째 환송 전 항소심은 전주지방법원 2004. 8. 18. 선고 2003나1727 판결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28468 판결
취득시효 완성 당시 미등기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사람이 나중에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더라도, 소유권의 변경이 아니므로 시효완성 후의 새로운 이해관계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 1994. 8. 26. 선고 94다28970 판결
분묘기지권은 봉분의 기저 부분뿐 아니라 분묘의 수호와 제사에 필요한 주변 공지에도 미치며, 구체적인 범위는 개별 사정에 따라 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다.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다302927, 302934 판결
이 사건의 두 대법원 판결을 함께 인용하였다. 기존 분묘기지권만으로 배우자의 추가 합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새로 설치한 석축이 기존 분묘의 보존에 필요한 시설인지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197조 제1항: 점유자의 소유의 의사, 선의·평온·공연한 점유에 관한 추정 규정이다.
- 민법 제245조 제1항: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의 요건과 등기에 의한 소유권 취득을 정한다.
- 민법 제185조: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한 물권의 성립과 관련된다.
- 민법 제279조: 지상권의 내용에 관한 규정으로,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법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의 해석과 관련된다.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방해예방청구에 관한 규정이다.
- 구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1992. 11. 30. 법률 제4502호, 실효) 제6조: 대장상의 명의변경·소유자복구와 소유권보존등기에 관한 규정으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이다. 링크는 해당 구법의 1994. 9. 1. 시행 연혁본이다.
사실관계
가. 두 임야의 경계 부근에 할머니의 분묘가 설치되었다
원고 등 4인이 등기명의인인 임야와 피고가 속한 종중 소유의 임야가 서로 붙어 있었다.
1952년경 두 임야의 경계선 위에 피고 할머니의 분묘가 설치되었고, 피고가 이를 계속 보존·관리하였다. 외관상으로는 두 임야의 경계를 알아보기 어려웠으며, 측량방법에 따라 분묘가 원고 측 임야를 침범한 것으로 나타나는 면적도 달랐다.
나. 할아버지를 합장하면서 상석과 망부석을 설치하였다
피고는 1995년경 다른 곳에 안장되어 있던 할아버지의 묘를 할머니의 기존 분묘에 하나의 봉분 형태로 합장하였다.
그 과정에서 묘역을 정비하고 상석과 망부석을 설치하였다.
다. 토지 공유자가 분묘굴이와 석물 철거를 청구하였다
원고는 1995. 1. 18. 이 사건 임야 4,860㎡ 중 4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람이다.
원고는 분묘와 석물이 자신의 공유토지를 침범하였다며 굴이·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기존 분묘기지권의 효력이 묘역과 석물에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해당 부분을 자기 측 토지로 알고 장기간 점유했으므로 토지 자체에 관한 점유취득시효도 완성되었다고 다투었다.
라. 환송심은 피고의 주장을 일부만 받아들였으나 다시 파기되었다
환송심은 기존 할머니 분묘의 분묘기지권만 인정하였다. 분묘를 설치·관리한 점유는 소유의 의사가 추정되지 않고, 원고가 나중에 등기를 마쳤으므로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계 착오에 따른 자주점유 가능성, 원고의 등기와 실질적인 소유권 변동의 관계, 석물이 기존 분묘에 필요한 시설인지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분묘를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토지의 자주점유를 부정할 수는 없다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소유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의 보존·관리에 필요한 범위에서 토지를 점유하므로, 소유의 의사가 추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이다.
그러나 자기 측 토지의 일부라고 잘못 알고 점유한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진다. 토지의 경계를 착오하여 인접 토지 일부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였다면, 그 이용방법이 분묘의 설치·관리라는 이유만으로 자주점유를 부정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요하게 보았다.
- 외관상 두 임야의 경계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 측량방법에 따라 침범 면적이 달라졌다.
- 피고가 타인 토지를 침범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었다.
- 원고 측도 1995년경까지 분묘에 이의를 제기한 흔적이 없었다.
따라서 분묘 설치라는 이용 형태뿐 아니라 점유를 시작한 경위와 경계에 대한 인식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
나. 시효완성 후 보존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이해관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효완성 후 새로운 소유자가 등장한 경우에는 점유자가 등기 없이 그 사람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소유권보존등기가 나중에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소유권이 실제로 새로운 사람에게 이전되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환송심은 기초사실에서 원고의 등기를 소유권보존등기라고 인정하면서, 취득시효 판단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것처럼 취급하였다.
대법원은 이 모순을 지적하면서, 시효완성 당시 소유자가 누구였는지와 원고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부터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기존 분묘기지권에는 새로운 분묘를 설치할 권능이 포함되지 않는다
첫 번째 대법원 판결은 할머니 분묘에 관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할아버지를 추가 합장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이는 하나의 봉분 안에 합장하여 외형상 묘역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분묘기지권의 공간적 범위 안에 있다는 것과 새로운 분묘를 설치할 권한이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기존 분묘기지권의 권능에 관한 판단이다. 토지 소유권이나 별도의 사용승낙 등 다른 권원이 있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합장을 금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추가 합장 당시 설치한 석물도 기존 분묘에 필요한지 따로 판단해야 한다
분묘기지권은 봉분 바로 아래의 토지만을 보호하는 권리가 아니다. 기존 분묘의 수호와 제사에 필요한 주변 공간에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상석과 망부석이 합장 당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철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석물이 기존 할머니 분묘의 수호·제사에도 필요한 시설인지를 살펴야 한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은 석물을 보호 대상으로 확정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필요성을 심리하지 않고 철거를 명한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마. 두 대법원 판결은 추가 합장과 기존 분묘의 보호 범위를 구분한 것이다
추가 합장이 기존 분묘기지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해서 토지의 시효취득 주장까지 배척되거나, 함께 설치한 모든 석물의 철거가 곧바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가. 분묘기지권과 토지 소유권의 시효취득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수호·제사에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이다. 토지 자체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과는 다르다.
분묘 설치자가 자기 측 소유 토지로 알고 점유한 사정이 있다면, 분묘기지권뿐 아니라 토지의 점유취득시효 성립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나. 개인의 점유인지 종중을 위한 점유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인접 임야가 피고 개인이 아니라 피고가 속한 종중 소유였다. 대법원도 피고 또는 종중의 점유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실제 소송에서는 누가 점유를 시작하였는지, 분묘 관리자가 개인 자격으로 점유한 것인지 종중을 위하여 관리한 것인지, 시효취득을 주장할 주체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다. 기존 분묘와 추가 합장·시설물을 구분하여 특정해야 한다
기존 분묘, 추가 합장한 분묘, 상석·망부석 등 시설물마다 권원의 유무가 달라질 수 있다.
굴이·철거청구를 준비할 때에는 설치 시기, 위치, 용도와 기존 분묘의 관리에 필요한 정도를 도면·사진·현장검증 자료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
라. 경계측량은 정밀도만으로 우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경계복원측량의 목적은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를 현장에 복원하는 데 있다.
감정결과가 다르면 단순히 더 정밀한 장비나 측량방법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결론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등록 당시 측량방법과 기준점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마. 파기환송을 최종 승소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재상고심은 피고의 토지 소유권 시효취득이나 모든 석물의 존치를 확정한 판결이 아니다.
칼럼에서는 두 차례 파기환송된 사례이며, 재환송 후 최종 확정 결과는 미확인이라고 표시하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