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사기의 이득액은 근저당채무를 공제하여 산정한다

핵심 결론 부동산을 속여 취득한 경우 특경법상 가중처벌 기준인 이득액은 시가에서 기존 근저당채무 등을 뺀 실제 교환가치로 산정한다. 근저당채무는 채권최고액까지만 공제하며, 매매대금 일부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그 금액까지 공제하지는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5도7288, 2003도1859, 2000도1899

해당 판례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대법원은 부동산 편취에 따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이득액을 산정할 때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의 부담을 공제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이에 반하는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시가 16억 4,600만 원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10억 2,000만 원을 공제한 6억 2,600만 원을 이득액으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하급심
하급심의 사실관계와 판단은 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반영하였다.
구분이득액 산정과 판단선고 결과
제1심대지 4필지의 시가 전액인 16억 4,600만 원을 편취액으로 인정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항소심검사의 공소장변경에 따라 기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공제한 6억 2,600만 원을 인정제1심 파기 후 동일한 형 선고
대법원채권최고액 범위 내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하는 법리를 선언하고 원심의 산정을 수긍상고기각
이득액은 줄었지만, 공제 후에도 5억 원 이상이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인정되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도1859 판결 편취한 부동산에 압류등기가 있더라도 이득액을 시가보다 감액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던 판결이다.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견해를 새로운 법리에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사기범이 대가를 일부 지급하였더라도 편취액은 원칙적으로 교부받은 재물의 가치이며, 지급한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는 법리에 관한 판결이다. 이 사건 별개의견에서 인용되었다.
  •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815 판결 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은 범죄의 기수시기를 기준으로 산정하고, 이후의 사정변경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법리에 관한 판결이다. 이 사건 보충의견은 이러한 기준이 사기죄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하였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47조 제1항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사기죄에 관한 규정이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이 사건에 적용된 가중처벌 규정이다. 판결 당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판결 당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이처럼 이득액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진다는 점을 엄격한 산정의 근거로 들었다.
위 규정은 판결문에서 특정 개정 전 법률이라는 괄호 표기 없이 인용되어 있다. 위 설명은 판결 당시 적용된 조문의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관계

매수인은 은행 대출을 받아 매도인들의 채무와 잔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피고인은 건설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피해자 부부 소유의 대지 4필지에 빌라를 신축하려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과 회사에는 공사를 진행할 충분한 자금이 없었고, 은행과 해당 대지를 담보로 대출받기로 약정한 사실도 없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03년 5월 23일 피해자들과 매매대금을 16억 4,600만 원으로 정하면서, 소유권을 먼저 넘겨주면 이미 대출을 약속한 은행에서 돈을 받아 다음과 같이 처리하겠다고 설명하였다.
  • 피해자들이 부담하는 기존 채무 합계 12억 2,600만 원을 해결한다.
  • 나머지 4억 2,000만 원 중 2억 2,000만 원은 현금으로 나누어 지급한다.
  • 나머지 2억 원은 상가로 대물변제한다.
피해자들은 이를 믿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였다. 2003년 6월 3일 대지 4필지의 소유권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앞으로 이전되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대지를 담보로 빌린 돈을 다른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당일 대지에 채권최고액 5억 5,2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사채업자로부터 5억 원을 빌렸다. 그 돈은 자신의 다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약속했던 은행 대출을 받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채무 12억 2,600만 원도 해결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돈은 계약금과 중도금 각 5,000만 원, 합계 1억 원이었다.
공사 역시 자금 부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대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었다.
법원은 단순히 사업이 실패하거나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가 아니라, 대출약정과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 소유권을 이전받은 사기라고 판단하였다.
가중처벌 기준인 이득액을 얼마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피고인은 대지 시가에서 자신이 해결하기로 한 채무 12억 2,600만 원을 빼면 4억 2,000만 원에 불과하므로, 이득액 5억 원 이상을 전제로 한 가중처벌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소유권이전 당시 대지에 설정된 기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다음과 같았다.
항목금액
부산은행 근저당권 채권최고액4억 8,000만 원
중소기업은행 근저당권 채권최고액5억 4,000만 원
합계10억 2,000만 원
실제 피담보채권액은 이 채권최고액을 초과하였다. 따라서 공제할 수 있는 금액은 채권최고액인 10억 2,000만 원으로 제한되었다.
16억 4,600만 원 − 10억 2,000만 원 = 6억 2,600만 원
피고인이 계약상 해결하기로 약속한 채무 전액이 곧 부동산 가액에서 공제되는 금액은 아니었다.

법리

이득액은 단순한 양형자료가 아니라 가중처벌의 구성요건이다
일반 사기죄의 성립에는 편취액이 반드시 5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없다. 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서는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지, 50억 원 이상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정형이 달라진다.
따라서 이득액은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사정에 그치지 않는다. 가중처벌죄의 성립과 법정형을 결정하는 구성요건 사실이므로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한다.
부동산의 기존 부담은 실제 교환가치에 반영한다
아무런 부담이 없는 부동산은 시가가 그 가액이 된다. 그러나 근저당권이나 압류·가압류가 있는 부동산은 그 부담을 고려한 실제 교환가치를 산정해야 한다.
다수의견이 제시한 공제 기준은 다음과 같다.
기존 부담공제 기준
근저당권채권최고액 범위 내의 실제 피담보채권액
압류압류에 걸린 집행채권액
가압류청구금액 범위 내의 실제 피보전채권액
따라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언제나 전액 공제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피담보채권액이 채권최고액보다 적으면 실제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하고, 실제 피담보채권액이 더 크면 채권최고액까지만 공제한다. 이 사건은 후자에 해당하였다.
기존 담보부담의 공제와 지급한 매매대금의 공제는 구별한다
기존 근저당채무를 공제하는 이유는 피고인이 채무를 갚아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 아니다. 편취 당시 부동산 자체의 교환가치가 그 담보부담만큼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피고인이 지급한 계약금이나 중도금은 부동산 취득의 대가이다. 그 돈을 지급했다고 해서 편취한 부동산 자체의 가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피고인이 실제로 남긴 순이익만을 편취액으로 계산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항소심도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을 추가로 공제해 달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액의 기준시점은 부동산 편취가 완성된 때이다
김능환 대법관의 보충의견은 범죄가 기수에 이른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편취 후 원래 채무자가 근저당채무를 갚아 담보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사정만으로, 편취 당시의 이득액을 다시 늘려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의 가압류 관련 설명과 대법원의 법리는 구별해야 한다
항소심은 가압류의 성질상 청구금액만큼 부동산 가치가 감소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추가 공제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다수의견은 일반 법리로 가압류 청구금액 범위 내의 피보전채권액도 원칙적으로 공제 대상임을 명시하였다.
따라서 상고가 기각되었다는 이유로 항소심의 설명을 “가압류는 이득액 산정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는 일반 법리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별도의 가압류 공제액을 인정하지 않고, 6억 2,600만 원이라는 원심의 산정 결과를 유지하였다.
별개의견은 시가 전액을 기준으로 보았지만 상고기각 결론에는 동의하였다
김용담·김황식·안대희 대법관은 부동산의 부담은 원칙적으로 양형에서 고려할 사항이고, 이득액은 부담 없는 상태의 객관적 시가로 보아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제시하였다.
다만 검사가 공소장변경으로 이득액을 6억 2,600만 원으로 특정한 사정 등을 들어 상고기각이라는 결론에는 동의하였다. 따라서 이 의견은 결론을 달리하는 반대의견이 아니라, 이득액 산정 법리를 달리하는 별개의견이다.

실무상 유의점

  • 등기부와 실제 채권잔액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만으로 공제액을 정할 수 없으므로 편취 당시의 실제 피담보채권액을 확인해야 한다.
  • 계약상 인수채무와 담보부담을 구분해야 한다. 매수인이 해결하기로 한 채무 전액을 부동산 시가에서 공제하는 것은 아니다.
  • 기존 부담과 편취 후 새로 설정한 담보를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사채업자에게 설정한 근저당권을 기존 부담처럼 공제해서는 안 된다.
  • 5억 원 미만이라는 주장은 사기죄 자체의 부정과 다르다. 이득액이 가중처벌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일반 사기죄는 성립할 수 있다.
  • 합의·일부 변제와 이득액 산정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피해회복은 양형에 반영될 수 있지만, 그 금액이 편취액에서 당연히 차감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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