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판결
사건명: 추심금
판결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대법원은 채권가압류만으로 피압류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압류·추심명령의 송달에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배척한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나. 환송 후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3. 8. 29. 선고 2003나34337 판결
판결 결과: 제1심판결 변경, 원고 일부 승소
피고에게 원고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9,994,375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용된 원금은 1998년 7월분 급여 중 압류된 부분 1,407,005원과 퇴직금 중 압류된 부분 8,587,370원의 합계이다.
환송 후 판결의 확정 여부: 미확인
다. 제1심 및 환송 전 항소심
- 수원지방법원 2002. 6. 20. 선고 2002가단17124 판결: 원고 청구 기각
- 서울고등법원 2003. 1. 29. 선고 2002나41260 판결: 원고 패소판결 유지
관련판례
최고는 특별한 형식이나 시효중단에 관한 의사를 요구하지 않는다
민법 제174조의 최고는 채무자에게 채무이행을 구한다는 의사를 통지하는 행위이다.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고, 당사자가 시효중단의 효과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권리를 행사하는 취지가 명백하면 최고에 해당한다.
이 판결은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 실현을 위하여 재산관계명시신청을 하고 그 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경우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압류·추심명령의 송달에 적용하였다.
관련법률
가. 민법 제166조 제1항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이 사건에서는 각 월별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시효 진행을 구분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나. 민법 제168조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및 승인을 정한다.
다만 채권압류나 가압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집행의 대상이 된 채권까지 모두 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채권에 시효중단의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구별해야 한다.
다. 민법 제174조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 법에서 정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압류·추심명령 송달의 최고 효력만으로 피압류채권의 시효중단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과 같이 6개월 이내에 추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라. 구 근로기준법 제48조
구 근로기준법, 즉 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제48조는 임금채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하였다.
환송심은 당시 적용되던 이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3년으로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가. 신용보증기금이 채무자의 급여·퇴직금채권을 가압류하였다
신용보증기금은 채무자 C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C가 피고 회사로부터 받을 급여 및 퇴직금채권을 가압류하였다.
가압류의 범위는 명령에서 정한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급여 및 퇴직금 중 각 2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가압류결정은 1994. 9. 29. 피고 회사에 송달되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후 C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고, 그 판결은 1995. 6. 6. 확정되었다.
나. 회사는 가압류 후에도 C에게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C는 1994. 1.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감리지원팀 전무이사로 근무하다가 1998. 7. 31. 퇴직하였다. 급여지급일은 매월 25일이었다.
피고 회사는 가압류결정을 송달받은 뒤에도 C에게 매월 급여 전액을 지급하였고, 1998. 8. 1.에는 퇴직금 전액을 지급하였다.
다. 압류·추심명령은 마지막 급여와 퇴직금의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송달되었다
신용보증기금은 확정된 구상금판결에 기초하여 2001. 7. 4.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 명령은 2001. 7. 7. 피고 회사에 송달되었다. 당시 1998년 6월분까지의 임금채권은 이미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났지만, 1998년 7월분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은 아직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신용보증기금은 그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01. 8. 27. 피고 회사를 상대로 추심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라. 환송 전 법원은 임금·퇴직금채권 전부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 회사는 C의 임금·퇴직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환송 전 법원은 가압류에 피압류채권의 시효중단 효과가 없고, 압류·추심명령의 송달도 이행을 청구하는 최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의 청구를 전부 배척하였다.
법리
가. 가압류로 시효가 중단되는 채권과 가압류의 대상이 된 채권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이 서로 다른 두 채권이 존재한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하는 것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행위이다. 따라서 그 가압류의 대상이 채무자가 제3자에게 가지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피압류채권의 시효까지 당연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나. 압류·추심명령의 송달에는 피압류채권에 대한 최고의 효력이 있다
대법원은 압류·추심명령의 송달에 관하여는 원심과 달리 판단하였다.
최고는 채무이행을 구한다는 의사의 통지로서 특별한 형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행위자가 시효중단을 의도하였는지도 필수 요건이 아니다.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을 실현하기 위하여 압류·추심명령을 받고 그 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다면, 그 행위에는 압류된 채권을 추심하겠다는 권리행사의 취지가 나타나 있다.
따라서 압류·추심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는 피압류채권에 관한 최고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
다. 송달 후 6개월 이내에 추심소송을 제기하여야 시효중단의 효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압류·추심명령 송달에 최고의 효력이 있다는 것과, 그 송달만으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확정된다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74조에 따라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압류·추심명령이 2001. 7. 7. 송달되었고, 추심소송은 같은 해 8. 27. 제기되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송달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임금·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적법하게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추심소송 제기일만 보면 마지막 급여지급일과 퇴직일부터 이미 3년이 지났지만, 그 전에 이루어진 최고와 6개월 이내의 제소가 연결되어 시효중단이 인정된 것이다.
라. 최고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보호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가압류된 임금·퇴직금채권 전부의 시효중단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
압류·추심명령이 송달되기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제외하고, 송달 당시 시효가 남아 있던 채권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심리하도록 하였다.
환송심은 매월 급여지급일과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위 금액은 이 사건 명령의 범위에 따라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급여·퇴직금 실수령액의 각 2분의 1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다.
마. 가압류 후 채무자에게 지급하였다는 사정이 시효중단이나 시효항변 배제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신용보증기금은 회사가 C에게 급여와 퇴직금을 실제 지급하였으므로 자신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그러나 환송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압류결정을 송달받은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지급하였더라도, 그 지급의 효력을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그 지급을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채무승인으로 보아 시효중단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 사건에서 이미 시효가 완성된 임금채권에 관하여 회사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지도 않았다.
따라서 채무자에 대한 지급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와, 피압류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집행채권과 피압류채권의 시효를 각각 관리해야 한다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에 관하여 확정판결을 받았거나 가압류를 해두었다고 하더라도, 집행대상인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까지 시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집행채권의 시효와 별도로 피압류채권의 발생일, 이행기, 적용 시효기간 및 중단사유를 확인해야 한다.
나. 압류·추심명령의 발령일과 송달일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최고로서의 효력이 인정된 시점은 명령이 발령된 2001. 7. 4.이 아니라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2001. 7. 7.이었다.
명령을 신청하거나 발령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보전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 송달일을 확인하고 그날부터 6개월 이내에 추심소송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다. 급여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채권은 지급기별로 검토해야 한다
매월 발생하는 급여채권은 지급기별로 시효 완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같은 가압류와 추심명령의 대상이었지만 1998년 6월분까지의 임금은 시효가 완성되었고, 7월분 임금과 퇴직금은 시효중단이 인정되었다. 전체 채권을 일괄하여 판단하지 말고 각 지급기와 최고 도달일을 대조해야 한다.
라. 제3채무자의 가압류 위반 지급만 믿고 추심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제3채무자가 가압류 후에도 채무자에게 지급하였다면 그 지급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정만으로 피압류채권의 시효가 중단되거나 시효항변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가압류 위반 지급의 문제와 별개로, 추심권한을 확보하고 피압류채권의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필요한 권리행사를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