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물 부지로 무상 제공한 토지, 차주 사망과 장기간 사용만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가

핵심 결론 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 사용대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주 사망만으로 해지할 수 없다. 사용기간 경과에 따른 해지도 계약 경위, 건물의 상태·이용상황, 토지 소유자의 반환 필요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임대차를 부정하는 것만으로 철거청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토지 소유자인 원고가 차임 약정이나 지급 사실을 부정하더라도, 건물 신축을 승낙하였다면 묵시적 사용대차가 인정될 수 있다. 원고가 신축공사를 도와준 사정까지 있다면 단순한 무단점유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사용승낙의 범위·기간·조건을 확인하고, 사용대차가 인정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구체적인 종료사유와 해지 의사표시를 함께 주장해야 한다.

나. 사용기간뿐 아니라 반환을 요구하는 사정을 입증해야 한다

민법 제613조 제2항에 따른 해지를 주장하려면 최초 사용일부터 몇 년이 지났다는 계산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초 허락한 목적, 이후 신축이나 재축에 대한 승낙 여부, 건물의 잔존 내구성과 실제 이용 상태, 원고의 토지 이용계획 등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1957년부터 사용하였다는 원고의 주장보다 1978년 새 주택의 신축을 승낙한 사실이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원고의 반환 필요도 기록상 분명하지 않았다. 직접 사용이나 개발을 위해 반환을 요구한다면 그 계획과 필요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차주의 사망을 주장하려면 계약 목적과 특별한 사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민법 제614조의 문언만을 근거로 차주의 사망 즉시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위험하다. 건물 소유를 위해 토지를 빌려준 경우에는 상속인이 건물을 계속 사용하는 동안 토지사용의 필요가 존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고는 사용허락이 차주 개인의 생존기간에 한정되었는지, 사망 시 종료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는지 등 통상적인 건물 부지 사용대차와 달리 평가할 특별한 사정을 확인해야 한다.

라. 건물 취득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의 전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

피고가 임차인이라고 주장하며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더라도, 임대차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면 그 행사로 매매가 성립하지 않는다. 원고가 이를 전제로 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것 역시 인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철거청구에 대비한 예비적 이전등기청구를 구성할 때에는 법정 매수청구권의 성립 여부와 별도의 매매합의 존재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1다23669, 2021다250421

해당판결

청구판단확정 결과
주위적 청구: 건물철거 및 토지 인도사용대차의 종료가 인정되지 않아 기각원고 패소 확정
예비적 청구: 건물 소유권이전등기, 건물 및 토지 인도건물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매 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원고 패소 확정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36806 판결〔건물철거등〕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1992. 10. 15. 선고 91가단2351 판결: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 창원지방법원 1993. 6. 10. 선고 92나6727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1. 7. 24. 선고 2001다23669 판결
40년 이상 무상사용이 계속되고, 최초 대주가 사망한 뒤 차주가 토지의 시효취득까지 주장하여 신뢰관계가 훼손된 사안에서 해지권을 인정하였다. 건물이 견고하고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대차의 종료가 언제나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비교할 수 있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50421 판결
약 20년간 무상으로 거주하였더라도 사용대차의 경위와 가족의 생활·보호 필요 등을 고려하여 사용·수익에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사용연수만으로 해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기준을 재확인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213조, 민법 제214조: 소유물반환청구권과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권.
  • 민법 제609조: 무상으로 사용·수익한 후 반환하기로 하는 사용대차의 성립.
  • 민법 제613조 제2항: 반환시기를 정하지 않은 사용대차의 반환시기와 사용·수익에 충분한 기간 경과에 따른 해지.
  • 민법 제614조: 차주의 사망 또는 파산선고에 따른 대주의 해지권.
  • 민법 제280조 제1항 제1호, 민법 제281조 제1항: 견고한 건물 소유를 위한 지상권의 존속기간. 원심이 사용기간 판단의 참고 사정으로 고려한 규정이다.
  • 민법 제643조, 민법 제283조 제2항: 건물 소유 목적 토지임대차에서의 지상물매수청구권.

사실관계

이 사건은 원고 소유 대지 233평 중 136㎡가 이웃 주택의 부지 일부로 사용되면서 발생하였다. 최초 건축자는 1945년경 원고 아버지의 승낙을 받아 인접 대지와 이 사건 대지 일부에 걸쳐 초가집을 지었다. 피고들의 피상속인은 1957년경 그 초가집을 매수하였다.
피고들의 피상속인은 1978년경 초가집을 철거하고 새 주택을 신축하면서 원고에게 토지사용을 다시 요청하였다. 원고는 이를 승낙하였고 신축공사도 도와주었다. 이에 따라 목조 및 시멘트블록조 기와지붕 주택과 부속시설이 신축되었으며, 1979년경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졌다.
건축주는 1983. 3. 29. 사망하였고, 상속인인 피고들 측이 건물을 계속 소유·사용하였다.
원고가 건물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하자, 피고들은 매년 보리 1말을 차임으로 지급한 임대차라고 주장하면서, 임대차가 종료된다면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비하여 매수청구권 행사로 매매가 성립할 경우 건물 소유권이전등기와 건물·토지 인도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도 제기하였다.
법원은 차임 지급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지만, 1978년 신축 당시의 승낙을 근거로 기간을 정하지 않은 묵시적 사용대차를 인정하였다. 원고는 차주의 사망과 충분한 사용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해지를 주장하였다.

법리

가. 신축을 위한 토지사용승낙으로 묵시적 사용대차가 성립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1978년경 주택 신축을 위한 토지사용을 승낙한 사실을 토대로, 기간의 약정이 없는 사용대차가 성립하였다는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차임 지급이 증명되지 않아 임대차가 부정되더라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상 권원은 별도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들이 토지를 점유할 권원을 상실하였는지는 사용대차의 종료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나. 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 사용대차에서는 차주의 사망만으로 해지할 수 없다

민법 제614조는 차주가 사망하면 대주가 사용대차를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 사용대차의 계약 목적과 당사자의 통상적인 의사에 주목하였다.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토지를 빌린 경우에는 지상건물을 사용·수익할 필요가 있는 한 그 부지인 토지를 사용할 필요도 계속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사망하였다고 하여 이러한 필요가 당연히 사라지거나 계약 목적이 곧바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 제614조에도 불구하고 차주의 사망 사실만을 이유로 사용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모든 사용대차의 사망 해지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건물 소유를 위한 토지 사용대차의 성질을 고려한 해석이다.

다. 기간을 정하지 않은 사용대차도 충분한 사용기간이 지나면 해지할 수 있다

민법 제613조 제2항은 반환시기를 정하지 않은 사용대차에서 두 경우를 구별한다.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따른 사용·수익이 종료되었다면 차주는 목적물을 반환해야 한다. 사용·수익이 현실적으로 계속되고 있더라도, 사용·수익에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였다면 대주는 계약을 해지하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건물이 남아 있고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대차가 무기한 존속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간의 약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주가 언제든지 임의로 종료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은 충분한 기간의 경과 여부를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도록 하였다.
판단 요소판단에 필요한 내용
계약 당시의 사정사용을 허락한 경위와 목적, 건물 신축에 대한 승낙 내용
차주의 사용기간해당 사용승낙에 따라 실제로 사용한 기간
이용상황현재의 거주·사용 상태와 건물의 구조·내구성
대주의 반환 필요토지를 반환받아야 할 구체적인 사정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공평의 관점에서 대주에게 해지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판단한다.

라. 이 사건에서는 신축 후 약 15년의 사용만으로 충분한 기간이 지났다고 볼 수 없었다

원고는 피고들의 피상속인이 1957년 초가집을 매수한 때부터 장기간 토지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고가 1978년 새 주택의 신축을 승낙하였으므로, 신축건물의 건립시기와 상태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신축 이후 약 15년간 계속 거주한 사실뿐 아니라, 건물이 상당한 내구력을 갖추고 쉽게 해체하기 어려운 견고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여기에 원고가 토지 반환을 필요로 하는 사정이 기록상 분명하지 않다는 점까지 종합하여 해지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당시의 사정에 기초한 판단으로, 해당 토지의 무상사용을 영구적으로 보장한 것은 아니다.

마. 원심이 참고한 지상권의 30년 존속기간은 사용대차의 법정기간이 아니다

원심은 민법 제280조 제1항 제1호 및 민법 제281조 제1항에 따른 견고한 건물 소유 목적 지상권의 존속기간을 참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지상권이 성립하였다거나 사용대차의 존속기간이 일률적으로 30년이라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도 계약 경위, 사용기간, 건물 상태와 반환 필요를 종합하여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30년이 지나기 전에는 해지할 수 없고, 30년이 지나면 당연히 종료된다는 기준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바. 사망에 따른 해지 주장에 대한 판단 누락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원심은 충분한 사용기간이 경과하였는지만 판단하였지만, 원고의 준비서면에는 차주가 사망하였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민법 제614조에 따른 해지 주장인지 석명하고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사망을 이유로 한 해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그 판단을 빠뜨린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다.

사. 임대차에 기초한 매수청구권이 부정되어 예비적 청구도 기각되었다

원심은 임대차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임대차 종료를 전제로 한 피고들의 건물매수청구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그 매수청구권 행사로 매매가 성립하였다는 전제에 있었으므로, 건물 소유권이전등기와 건물·토지 인도청구 역시 기각되었다.
검토대상 판결문
  •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36806 판결: 첨부 PDF 1~3쪽. 차주 사망에 따른 해지 제한, 충분한 사용기간의 판단 기준 및 상고기각을 확인하였다.
  • 창원지방법원 1993. 6. 10. 선고 92나6727 판결: 첨부 PDF 1~4쪽. 사용승낙과 신축 경위, 임대차 주장 배척 및 주위적·예비적 청구의 기각 이유를 확인하였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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