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상고 없이 확정된 사례.
사업부지 매수인이자 새로운 사업주체인 A를 기존 시행사 B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재산세 등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용인시장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하급심
A가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과 사업시행권을 취득하였으나, 기존 사업의 주된 채무인 PF 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으므로 사업의 포괄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A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재산세 등 합계 817,276,560원을 부과한 처분을 모두 취소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2. 12. 14. 선고 82누192 판결: 제2차 납세의무는 원래 납세의무자의 재산으로 조세를 징수하기 부족한 경우 일정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시키는 제도이다.
-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두4095 판결: 사업양수인은 조직적인 경영단위를 포괄적으로 이전받아 종전 사업자와 동일시될 정도로 법률상 지위를 승계한 자를 의미한다. 자산을 경매로 취득하고 나머지 권리·의무를 별도 계약으로 취득하였더라도 전체적으로 사업의 포괄승계가 인정될 수 있다.
-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두1166 판결,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두17895 판결: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경영주체만 교체될 정도로 주된 인적·물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였는지가 사업양수인 판단의 기준이 된다.
-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45376 판결: 사업주체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을 받았다고 하여 종전 사업주체가 제3자에게 부담하는 사법상 권리·의무를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
항소심 판결에 표시된 구법 명칭을 그대로 따른다.
① 사업의 양도·양수가 있는 경우 그 사업에 관하여 양도일 이전에 양도인의 납세의무가 확정된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양도인의 재산으로 충당하여도 부족할 때에는 양수인은 그 부족한 금액에 대하여 양수한 재산의 가액 한도 내에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
② 제1항에서 “양수인”이란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승계(미수금에 관한 권리와 미지급금에 관한 의무의 경우에는 그 전부를 승계하지 아니하더라도 포괄승계로 본다)한 자로서 양도인이 사업을 경영하던 장소에서 양도인이 경영하던 사업과 같거나 유사한 종목의 사업을 경영하는 자를 말한다.
지방세기본법 시행령 제27조
제1심 별지 관계 법령에 위 명칭으로 기재되어 있다.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 한도가 되는 ‘양수한 재산의 가액’의 산정방법을 규정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A가 사업의 포괄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양수재산 가액에 따른 책임 한도를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기존 시행사의 PF 대출과 관리형 토지신탁
B는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서 아파트를 건설·분양하기 위해 금융기관들과 총 900억 원 규모의 PF 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B는 2008년 6월 5일 사업 관련 부동산을 취득한 후, 2009년 5월 28일 신탁회사 D에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B는 2010년 10월 12일 신탁부동산 중 28,740㎡를 사업부지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 부진과 토지 관련 분쟁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었다.
PF 대출약정상 기한의 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하자 대주단은 D에 신탁부동산의 공매를 요청하였다.
A는 신탁회사로부터 부동산을 매수
신탁부동산은 나뉘어 처분되었고, 일부는 제3자에게 매각되거나 보상부지로 편입되었다.
A가 취득한 것은 남아 있던 토지 37,554㎡와 건물 126.67㎡였다. 그 토지에는 당초 승인된 사업부지 28,740㎡ 중 약 24,346㎡가 포함되어 있었다.
A는 8회차 공매까지 유찰된 후인 2018년 4월 5일, 8회차 공매가액인 254억 2,430만 원으로 매수신청을 하였다. 같은 달 10일 D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완납한 뒤, 같은 해 6월 8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따라서 부동산 취득은 신탁회사 D와의 매매계약에 의한 것이었다.
사업시행권은 기존 시행사 B로부터 별도로 양수
B는 A와 D가 자신을 배제할 목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5월 30일 부동산 매매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후 B는 2018년 10월 25일 A에게 다음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
- 사업시행권을 양도하고 관련 시행권리를 포기한다는 사업시행권 양도 및 포기각서
-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사업주체 명의를 A로 변경하는 데 동의한다는 명의변경 동의서
B는 같은 달 31일 매매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취하하였다. 이어 2018년 11월경에는 사업 관련 모든 인·허가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의무를 승계한다는 권리의무 승계서를 작성해 주었다.
A는 사업시행권 양수와 관련하여 B에게 별도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을 승계하고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받음
A는 위 서류들과 함께 약 163억 원의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을 승계하겠다는 확약서를 용인시에 제출하였다.
용인시는 2018년 12월 4일 사업주체를 B에서 A로 변경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을 하였다.
다만 A는 B의 기존 PF 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았다. 제1심은 해당 대출원리금이 2011년 5월경 약 919억 원이었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A의 부동산 취득 무렵에도 약 900억 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았다.
용인시장의 제2차 납세의무 부과
용인시장은 A가 부동산과 사업시행권을 취득하고 사업주체 변경승인까지 받았으므로 B의 사업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2020년 12월 4일 A를 B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B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귀속 재산세 등 817,276,560원(가산금 포함)을 부과하였다.
A의 이의신청과 조세심판청구는 기각되었으나, 제1심과 항소심은 모두 해당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사업부지와 시행권을 취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의 포괄양수가 성립하지 않음
구 지방세기본법상 사업양수인은 사업용 재산, 영업권, 사업 관련 채권·채무 등 주된 인적·물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여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경영주체만 교체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자를 의미한다.
항소심은 A가 부동산을 취득하고 사업시행권을 양수하여 사업주체 변경승인까지 받은 사정이 포괄양수를 인정할 수 있는 정황이라는 점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외형만으로는 부족하고, 종전 사업의 주된 의무까지 함께 이전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신탁회사로부터 부지를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양수인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음
A는 기존 시행사 B가 아니라 신탁회사 D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하였으므로 B의 사업양수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제1심은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탁을 이용한 개발사업에서는 수탁자가 부동산을 보유·처분할 수 있고, 새로운 사업주체가 반드시 종전 사업주체로부터 토지를 직접 취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신탁회사로부터 부지를 매수하였다는 거래 형식만으로 사업의 포괄양수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결론을 좌우한 것은 매도인의 명의가 아니라, 실제로 승계한 사업상 권리·의무의 범위였다.
제1심은 기존 PF 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은 점을 중시
제1심은 B의 주된 사업상 권리로 사업부지와 사업주체 지위를, 주된 의무로 PF 대출채무와 기반시설 설치부담금 등을 파악하였다.
A는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 사업시행권 및 관련 의무를 승계하였지만, 가장 큰 규모의 사법상 채무인 기존 PF 대출채무는 전혀 승계하지 않았다.
이에 제1심은 A가 사업에 관한 주된 권리는 모두 승계하였으나 주된 의무는 일부만 승계하였으므로, 사업을 포괄승계한 사업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는 모든 채무 중 하나라도 제외되면 포괄양수가 부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업의 주된 채무인 거액의 PF 대출채무가 승계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였다.
항소심은 기반시설 설치부담금과 종전 사법상 채무를 구별
용인시장은 A가 약 163억 원의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을 승계하였으므로 그 금액이 사업시행권의 양도가액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은 사업주체가 사업승인 조건에 따라 부담하는 공법상 의무이므로, 이를 부담하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B의 종전 채무를 승계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의 부담을 곧바로 기존 시행사의 사법상 채무인수 또는 사업권 양수대금 지급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사업주체 변경승인은 종전 사법상 권리·의무의 당연승계 사유가 아님
항소심은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45376 판결을 인용하여,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을 받더라도 종전 사업주체가 제3자에게 부담하는 사법상 권리·의무를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사건에서 B가 작성한 승계서는 사업 관련 인·허가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의무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기존 PF 대출채무 등 모든 사법상 채무를 포괄적으로 인수한다는 의미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별도로 A가 B의 종전 사업 관련 채무를 승계하였다고 볼 근거나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A가 결과적으로 같은 사업의 새로운 사업자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B의 사업상 인적·물적 권리와 의무가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제1심과 항소심 판단의 차이
배후 사업자가 같다는 주장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
용인시장은 K가 실제 사업주체이고 A와 B는 명의상 사업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K가 A에게 입찰보증금 상당액을 대여하고, A의 PF 대출에 보증을 제공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항소심은 그러한 자금지원·보증 사실만으로 A와 B가 모두 명의상 사업자라는 주장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A와 B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었다거나, 단순한 명의변경에 불과하다고 판단된 것은 아니다.
사업시행권의 가치가 0원이라는 이유로 취소한 것은 아님
A는 예비적으로 사업시행권의 평가액이 0원이므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할 수 없다고도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그에 앞서 A가 사업의 포괄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처분을 취소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사업시행권의 가치가 0원이라거나 제2차 납세의무의 책임 한도가 0원이라고 확정한 사례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실무적 유의점
사업주체의 변경과 사업의 포괄양수를 구별해야 한다
사업부지를 취득하고 종전 인·허가를 이어받아 동일한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세법상 사업양수인에 반드시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사업의 자산·계약·채무가 어느 범위까지 이전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권리의무 승계서의 문구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인·허가에 관한 권리·의무’의 승계와 ‘사업 관련 모든 계약 및 채무’의 승계는 범위가 다르다. 사업주체 변경을 위해 제출한 행정상 승계서만으로 대출채무·공사대금·용역비까지 인수하였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공법상 부담과 사법상 채무를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처럼 사업승인에 수반되는 의무와 기존 시행사가 금융기관 등에 부담하는 채무는 발생 근거와 성격이 다르다. 부담하는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의 포괄양수 대가나 종전 채무의 인수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앞선 신탁회사 사건보다 판단 대상이 한 단계 더 나아간 사례이다
서울고등법원 2018. 4. 19. 선고 2017누81849 판결은 토지와 건축주 명의를 일시 보유한 수탁자의 제2차 납세의무를 부정하였다.
이 사건은 부지와 사업시행권을 실제 취득하고 사업주체 변경승인까지 받은 최종 매수인에 대해서도, 주된 사법상 의무가 승계되지 않았다면 사업의 포괄양수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구법에 따른 판단과 개정법의 적용요건을 구별해야 한다
항소심은 제2차 납세의무의 적용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보면서, 각주에서 2023년 12월 29일 개정으로 사업양수인의 범위가 양도인의 특수관계인 또는 조세회피 목적의 사업양수인으로 축소되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다만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 직접적인 이유는 구법상 사업의 포괄양수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법의 제한요건을 이 사건에 적용하여 취소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