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보를 제공한 유치원 경영자가 스스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가 — 강행규정과 신의칙의 관계

핵심 결론 유치원 교육에 직접 사용하는 경영자 소유 부동산의 담보제공은 무효이다. 경영자가 담보제공 금지를 알면서 거래했더라도, 교육시설 보호라는 입법 목적에 비추어 무효 주장이 곧바로 신의칙 위반이 되지는 않는다. 환송심은 가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명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교육용 부동산은 소유권등기 외에 인가와 실제 사용관계를 확인하여야 한다

개인 명의의 등기가 있고 기존 담보등기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담보 취득의 유효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소유자가 사립학교 경영자인지, 부동산이 설립인가 또는 변경인가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 실제 교육시설로 사용되는지를 함께 확인하여야 한다.

나. 신의칙 항변은 상대방의 부당한 행동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강행규정 위반에 따른 무효 주장에 신의칙으로 대항하려면, 무효 주장을 허용하는 것이 해당 규정의 보호 목적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거래 태도와 자금 사용이 부당하더라도, 실제 운영 중인 유치원의 교육시설을 보호할 필요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다. 담보등기의 무효와 피담보채무의 소멸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환송심이 명한 것은 가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이다.
담보가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대여금·구상금 등 기초 채권까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 채권의 존부와 청구 상대방은 각 거래관계에 따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라. 건물 일부가 교육 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범위를 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환송심 판결에는 건물 3층이 설립인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그중 일부가 주택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도 기재되어 있다.
다만 판결은 이를 근거로 담보등기의 일부 유효를 인정하지 않고, 주문에 기재된 각 담보등기의 말소를 명하였다.
이를 일반화하여 교육 외 용도로 사용하는 모든 부분에도 언제나 동일한 제한이 적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유사 사건에서는 인가 범위, 실제 사용관계 및 등기상 권리의 객체를 구체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가.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다70860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다70860 판결
〔근저당권말소〕
유치원 경영자가 교육시설에 설정해 준 담보등기의 무효를 주장한 데 대하여, 원심은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유치원의 교육시설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이상, 경영자의 부당한 거래행위나 채권자의 신뢰만으로 강행규정 위반에 따른 무효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들에 대한 각 항소기각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나. 서울고등법원 2000. 11. 22. 선고 2000나31443 판결

〔근저당권말소〕 — 파기환송심
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들에게 담보 목적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 및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명하였다.
환송심 판결의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다. 제1심 및 환송 전 원심

  •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9. 2. 12. 선고 98가합11840 판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서울고등법원 1999. 11. 12. 선고 99나19614 판결: 근저당권변경 부기등기 말소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근저당권변경 부기등기 말소청구에 관한 소 각하 부분은 원고가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으므로, 파기환송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환송심이 인용한 것은 환송된 가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청구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다55693 판결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다55693 판결
사립학교 경영자가 학교의 교지·교사로 사용하기 위하여 출연·편입시킨 부동산은 개인 명의로 등기되어 있더라도 담보제공 금지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강행규정을 위반한 사람이 스스로 무효를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장을 배척하면 교육시설 보전이라는 입법 목적이 무력화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나. 선행 판결과 이 사건의 관계

이 사건은 위 선행 법리를 적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무효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는 점을 구체화하였다.
  • 경영자가 담보제공 금지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
  • 교육청의 확인서를 받아 금융기관에 제출하였다는 사정.
  • 이전에도 담보를 설정하고 말소한 전력이 있다는 사정.
  • 채권자들이 기존 등기와 거래 경위를 신뢰하였다는 사정.
  • 차용금을 유치원이 아닌 다른 사업에 사용하였다는 사정.
  • 무효 주장이 결과적으로 채권추심을 어렵게 한다는 사정.

관련법령

가.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사립학교법 제28조

판결 당시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하는 재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단순한 행정상 단속규정이 아니라, 위반한 담보제공의 사법상 효력을 부정하는 강행규정으로 적용되었다.

나. 사립학교법 제51조

사립학교법 제51조

학교법인에 관한 담보제공 금지 규정을 사립학교 경영자에게도 준용하는 근거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설립·경영하는 유치원의 교육용 부동산에도 담보제공 금지가 적용되었다.

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2조

교지·교사 등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는 교육용 재산의 범위를 정한 규정이다.
여기서 교지(校地)는 학교 부지, 교사(校舍)는 학교 건물을 의미한다.

라. 민법 제2조

민법 제2조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강행규정 위반에 따른 무효 주장을 이 규정으로 제한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마. 구 사립학교법 제49조 제3호

구 사립학교법(1999. 8. 31. 법률 제6004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3호.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사립학교 경영자 자격을 제한하던 규정이다.
대법원은 해당 규정이 1999년 8월 31일 개정으로 삭제되었고, 실제 유치원 설립인가가 취소된 사정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위 괄호 안 구법 표시는 판결문에 따른 것이다.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제51조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2조에는 판결문에 없는 구법 표시를 임의로 붙이지 않았다. 위 설명은 판결 당시 적용 규정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관계

가. 원고는 자기 소유 부동산에서 인가받은 유치원을 운영하였다

이 사건 유치원은 1975년 11월 17일 설립인가를 받았다.
원고는 1983년 9월 17일 유치원 부동산을 매수하고, 같은 달 19일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어 같은 해 10월 20일 유치원 설립자 명의를 자신으로 변경하여 유치원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단순히 유치원에 건물을 빌려준 소유자가 아니라, 해당 부동산을 교육시설로 사용하면서 유치원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이었다.

나. 원고는 유치원 부동산을 여러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다

원고는 유치원 부동산에 금융기관과 다른 채권자들을 위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담보 목적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담보된 채무에는 원고 개인의 채무뿐 아니라 원고가 사실상 경영하는 회사들의 채무도 포함되어 있었다. 차용금은 유치원의 유지·발전이 아닌 다른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되었다.
가등기권자인 피고 B는 원고가 사실상 경영하던 회사의 차입금에 자기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가 대신 채무를 이행한 사람이었다. 원고는 그로 인한 구상금채무와 관련 손해배상채무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B에게 가등기를 설정해 주었다.

다. 금융기관은 교육청 확인서와 기존 담보등기 등을 근거로 거래하였다

원고는 금융기관에 담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교육청에 유치원 부동산의 근저당권 설정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교육청은 근저당권 설정에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발급하였고, 금융기관은 이를 제출받아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다른 채권자들도 기존의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종전 거래 경위를 신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라. 원고가 담보등기의 무효를 주장하자 채권자들은 신의칙 위반이라고 다투었다

원고는 유치원 교육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은 담보로 제공할 수 없으므로 각 담보등기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말소를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원고가 스스로 담보를 제공하고 금원을 차용한 뒤 뒤늦게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이라고 항변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1999년 6월 당시 유치원이 교직원 7명, 원생 90명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를 파기하였고, 환송심은 등기의 말소를 명하였다.

법리

가. 개인 명의의 재산이라도 교육시설로 출연·편입되었다면 담보제공이 제한된다

학교법인의 재산이 아니라 개인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담보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립학교 경영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학교의 교지·교사로 사용하기 위하여 출연·편입시켰다면, 개인 명의의 소유권등기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사립학교법상 담보제공 금지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등기명의보다 소유자의 사립학교 경영자 지위와 해당 부동산의 교육시설로서의 성격이 중요하였다.

나. 담보제공 금지를 위반한 등기는 원인무효이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규정은 교육시설에 관한 담보제공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이를 위반하여 설정한 근저당권이나 담보 목적의 가등기는 무효이며, 소유자는 그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의 말소청구는 유효하게 성립한 담보계약을 사후적으로 해제·해지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는 담보등기를 제거하려는 청구이다.

다. 강행규정을 위반한 당사자의 무효 주장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피고들의 항변에는 원고가 자신의 종전 행동과 모순되는 주장을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모순만으로 무효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보았다. 해당 규정의 목적이 거래 당사자 개인의 이익에 그치지 않고, 교육시설을 보전하여 학교의 존립과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오히려 담보권의 효력을 인정하면, 경영자의 위법행위 때문에 교육시설이 처분되는 결과가 생긴다.
신의칙을 적용하여 거래 상대방을 보호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강행규정이 보호하려는 교육시설을 상실하게 한다면, 그 적용은 제한되어야 한다.

라. 담보제공의 무효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무효 주장이 금지되지는 않는다

원고가 담보제공 금지를 알면서도 거래하였다는 점은 원고에게 불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인식만으로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이 성립한다고 보지 않았다.
학교 경영자의 주관적인 의도보다 실제 교육시설을 보전할 필요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효임을 알고 거래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무효 주장 자격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는 모든 강행규정 위반 사건에서 신의칙 적용이 일률적으로 배제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판결은 교육시설 보호라는 해당 규정의 구체적인 목적을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마. 예외적인 무효 주장 제한 여부도 교육시설 보호의 필요성과 연결하여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 명목상으로만 교육용 재산으로 되어 있고 실제로는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하는 시설 등이 아닌 경우.
  • 학교 자체가 형해화되어 사실상 교육시설로 볼 수 없는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교육시설 보호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법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
반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예외를 인정할 수 없었다.

바. 교육청의 확인서가 법률상 금지된 담보제공을 유효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이 사건 담보제공이 허가나 신고를 통하여 허용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교육청이 근저당권 설정에 이의가 없다는 확인서를 발급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 법률상 금지된 담보제공의 효력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또한 전문금융기관인 은행이 유치원 교육시설의 담보제공 제한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확인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은행을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사. 경영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과 담보권의 효력은 구분된다

대법원은 원고에게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하였다.
경영자의 위법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과 교육시설에 설정된 담보권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판결이 원고의 사기죄 성립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기망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담보제공 금지의 취지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아. 채권추심을 피하려는 목적이나 장래 폐원 가능성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원고의 승소로 피고들의 채권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효 주장의 효과가 원고 개인의 이익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유치원의 교육시설도 함께 보전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고가 장래 유치원 경영을 포기하거나 교육용 재산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교육시설에 대한 보호를 부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은 실제로 운영 중인 교육시설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가능성만으로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자. 환송심은 위 법리를 적용하여 담보등기의 말소를 명하였다

환송 전 원심과 대법원·환송심의 판단 차이는 다음과 같다.
쟁점환송 전 원심대법원 및 환송심
원고가 스스로 담보를 제공한 점무효 주장을 제한하는 근거그 사정만으로 강행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음
교육청 확인서 제출적극적인 기망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평가확인서만으로 기망을 단정할 수 없고 담보제공도 유효해지지 않음
채권자들의 기존 등기에 대한 신뢰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교육시설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배제할 정도의 사정은 아님
차용금을 다른 사업에 사용한 점무효 주장 제한의 근거경영자의 자금 사용과 교육시설 보전 문제를 구분
유치원의 실제 운영원고에게 재산을 보유시킬 필요성을 낮게 평가정상 운영 중인 교육시설의 보호 필요성을 중시
결론가등기·근저당권 말소청구 배척환송된 말소청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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